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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
거위들의 비명이 들리지 않는가?
기고  |  desk@jjan.kr / 등록일 : 2016.10.19  / 최종수정 : 2016.10.19  22:20:49
   
▲ 김현미 국회의원
 

17세기 프랑스 루이 14세 시절 재무장관인 장 바티스트 콜베르의 말을 인용해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깃털을 살짝 빼내는 것”이라던 2013년 청와대 경제수석의 말이 현실이 되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3대 세목인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의 지난 10년간 세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다른 세금들은 소폭 감소하거나 정체를 보인데 반해 소득세수가 극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 상승 법인세 감소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이던 2012년, 소득세와 법인세로 거둔 세수는 각각 45.8조 원, 45.9조 원으로 불과 0.1조 원 차이였다. 가계와 기업의 세금 부담을 상징하는 두 세수는 이듬해 2013년부터 교차하기 시작해서, 박근혜 정부 기간 내내 소득세 급증과 법인세 정체의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소득세 실적은 60.7조 원으로 2012년 대비 무려 32.5%p나 증가한데 반해, 지난해 법인세는 45조 원으로 같은 기간 △2.0%p 감소했다. 소득세 중에서도 특히 월급쟁이들의 원천징수 세금인 근로소득세는 매년 약 2조 원씩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2012년 대비 38.3%p나 증가한 27.1조 원을 기록했다.

‘증세 없는 복지’를 선언하며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감면 정비로 충분히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용은 그게 아니었다. 근로자의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신용카드 공제도 폐지하는 세법개정안이 나왔다. 근로자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U턴’한 것이다. 말없는 다수인 가계를 ‘거위’에 빗댄 비유가 이 정부 세정의 핵심이었다.

법인세와 소득세가 전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크게 변화했는데, 2011년에는 법인세가 23.3%로 소득세보다 1.3%p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역시 2012년을 기점으로 서로 교차하기 시작했다. 2015년 법인세 비중은 20.7%로 2012년에 비해 1.8%p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소득세는 꾸준히 높아져 2015년 27.9%로 2012년 대비 5.4%p 증가해 지난해에는 법인세보다 소득세 비중이 7.2%p 높아졌다.

한국은행의 국민총소득 대비 부문별 소득 구성을 살펴보면, 박근혜 정부 기간 이 같은 각 세수의 움직임과는 대조적으로 기업소득은 1.2%p 증가한데 반해 가계소득은 0.3%p 감소했다. 기업소득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소득세 부담이 법인세보다 많아졌다는 것은 세 부담이 가계에 불리하게 진행되어 왔음을 의미한다.

새누리당 정권은 기업부담 감소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법인세 등 각종 기업 감세정책을 펼쳐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이 같은 감세 효과는 무려 98조 원에 이른다. 그러나 실상 국가경제 활성화나 가계소득 증가 효과는 일어나지 않고 단지 기업소득만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속적인 법인세 감면 등 우리 경제의 왜곡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기업소득만 증가 경제 왜곡 심화

따라서 법인세 정상화로 그동안 기업에게 부당하게 돌아간 이익을 회수해 재정건전성 확보 및 가계소득 증가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법인세 정상화는 그동안의 낙수경제 기조와 감세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경제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알리는 출발이다.

지금 우리의 조세 제도는 모두에게 공평하고 정의로운가? 영문도 모르고 생 털을 뽑히는 거위들의 비명이 들리지 않는지 정부당국에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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