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문화수준의 척도' 화장실…전주 현실은? (상) 실태] 낡고 지저분…개방도 인색기분 좋게 찾은 관광객, 시장·가맥집 화장실에 실망 / 건물은 잠그고…개방형 76곳 보조금 낮아 관리 엉망
천경석  |  1000ks@jjan.kr / 등록일 : 2016.10.19  / 최종수정 : 2016.10.19  22:20:41

‘화장실에 가보면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화장실은 생활하는데 기본 요소이자 외지에서 온 사람들에겐 사소할 수 있지만 방문한 지역의 인상에 큰 영향을 주는 곳 중 하나다. 한 해 1000만 관광객이 다녀간다는 전주. 전주를 찾은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본 전주의 화장실 문화 수준은 어떤 모습일까? 문화 수도를 꿈꾸는 전주의 화장실 문화 수준은 과연 어떤 단계일지 공중 화장실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업소 화장실의 실태를 통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그 개선방안을 생각해본다.

지난 8일 저녁 전주시 완산구 남부시장에는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며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곳 저곳에서 ‘사람 정말 많다’, ‘먹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네’와 같은 소리도 들려왔다. 하지만 시장 안 공중 화장실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표정은 개운치 않아 보였다.

공주에서 친구와 함께 전주를 찾았다는 임모 씨(30)는 “시장 분위기도 좋고 다양한 먹거리도 많아 기분 좋게 구경하고 있었지만 화장실은 청소를 하든 정비를 해야겠다”고 지적했다. 화장실 안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있어 들어가면서부터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최근 전주에서 열린 국제행사에 참석했다가 전주의 명소라는 가게맥주집을 안내받은 외국 손님은 기분좋게 맥주를 마신 뒤 용변을 참느라 고생했다고 한다. 화장실에 들어선 순간 심한 악취에 구토가 날 지경이어서 볼 일을 보지 못하고 그냥 문을 닫고 나왔다. 다음날 이런 경험을 전해들은 안내자는 얼굴이 뜨거워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고 했다.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이제는 전주의 명물이 된 가게맥주 업소는 외지 및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지만 일부 업소의 경우 낡은 화장실 시설에 악취까지 진동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개방에 인색한 화장실로 인한 불편도 적지 않다. 전주 서부신시가지내 상당수 건물은 화장실에 전자도어록을 설치해 업소 손님이 아닌 일반인들의 이용을 막고 있다. 갑자기 용변이 급한 시민이나 외지인은 건물을 오가며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형편이다.

이처럼 낡고 청결하지 못한 화장실과 인색한 화장실 개방 문제가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전주시의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통시장과 공원, 체육시설 등에 설치된 공중화장실 개수는 모두 174개에 달한다. 그러나 시민들이 공중화장실을 편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 수가 부족한 실정이다.

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광지 인근 상인이나 건물주 등과 상의해 개방화장실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낮은 보조금과 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선뜻 나서서 하겠다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전주시에서 관리하는 개방형 화장실은 모두 76곳으로 분기별로 15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해 수도요금 등 관리비나 화장지, 비누 등 물품 구매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보조금이 적다는 의견이 많고, 화장실 개방으로 사용 인원이 늘다 보니 잦은 고장 등의 문제가 발생해 개방화장실 취소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화장실을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는 한 음식점 업주는 “유동인구가 많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관리하기 힘든 편”이라며 “가끔 화장지나 비누를 몰래 가져가기도 하고 지저분하게 사용하는 사람도 있어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인력 및 관심 부족으로 인한 화장실 위생 관리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완산구 관내 공원 40여 곳의 화장실은 2~3명의 인원이 관리해 매일 청소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또 시민이나 관광객이 많이 찾는 업소의 경우 업주들이 관리한다지만 늘어난 관광객의 수요와 수준에 미달하는 시설이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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