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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전북' 해법은 중소기업 육성에 있다 ⑤ 中企가 이끄는 나라 오스트리아] 기업 99.6% 직원 250명 미만…일자리·지역발전 토대
['탈전북' 해법은 중소기업 육성에 있다 ⑤ 中企가 이끄는 나라 오스트리아] 기업 99.6% 직원 250명 미만…일자리·지역발전 토대
  • 김윤정
  • 승인 2016.11.02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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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강소기업 116개…우리나라의 5배 / 매출액 10% 이상 R&D에 지속적 투자 / 핵심분야 내부개발로 경영안정성 높아
▲ 오스트리아 상공인 총 연합인 오스트리아 연방 상공회의소(WKO)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사용자 연합단체다.

오스트리아는 알프스 산맥 남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다. 주변이 수많은 강대국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과 우리나라와 비슷한 면적에 대부분의 국토가 산이라는 점, 전쟁 후 잿더미인 상황에서 경제성장을 이뤘다는 공통점에서 종종 한국과 비교된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와 한국의 기업문화 차이는 크다.

오스트리아의 인구는 800만 명에 불과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4만45000 달러에 달한다. 주변 국가 중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스위스에 이어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오스트리아 경제는 전통적으로 제조업 부문, 그 중에서도 기계, 자동차 부품 산업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 관련 부품들이다. 자동차 완성차 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완성차 조립업체인 마그나 슈타이어(Magna Steyr)가 있고 자동차 클러스터도 잘 정비돼 있다. 최대 수출 대상국은 이웃 나라 독일로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강국은 독일이지만, 여기에 핵심 부품을 개발해 납품하는 건 오스트리아 회사들인 셈이다.

이들 회사의 대부분은 직원 250명 미만의 중소기업이다. 비엔나 시에만 1만6000여 개의 중소기업이 있으며, 전국적으로 약 30만 개의 중소기업(전체 기업수의 99.6%)이 오스트리아의 경제를 이끈다. 오스트리아는 중소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지역발전의 토대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규모와 자금력에서 대기업에 뒤처지는 중소기업이 튼실이 성장한 비결은 혁신이다.

오스트리아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히든 챔피언’기업(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주창한 개념으로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우량 강소기업을 말함)이 116개로 우리나라(23개)의 5배나 된다. 독일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의 히든 챔피언 보유 국가다.

오스트리아는 또한 유럽국가 중 최저 실업률을 자랑한다.

낮은 실업률을 유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직업교육의 저변이 넓다는 점과 정부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청년실업 대책과 관련해 연 7억9000만 달러의 예산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기업 현장에 학습장을 구축해 현장에서 훈련생의 작업 적응력을 강화하고 현장감을 키우는 교육 시스템이 오스트리아 청년 실업 대책 프로그램의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오스트리아 중소기업들은 R&D에 대해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중소기업 대부분은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혁신의 원천인 R&D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핵심이 아닌 것만 아웃소싱하고, 핵심 분야는 철저히 내부에서 개발하기 때문에 경영안정성이 높다.

여기에 오스트리아는 1차 세계대전까지 과거 500년간 유럽을 경영했던 합스부르크 가문의 영향으로 주변국들과의 협력관계가 강하다.

오스트리아는 자국기업들의 해외 R&D 협력을 국가 경쟁력 확보의 중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 오스트리아 기업들의 R&D 투자시 해외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할 정도로 외국기업과의 협력과 투자유치에 적극적이다.

▲ 조터 초콜릿사의 조셉 조터 대표가 유기농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을 선보이고 있다.

오스트리아 혁신 강소기업 중 조터(Zotter) 초콜릿의 조셉 조터 대표는 위기상황에서도 꾸준한 연구개발과 해외 협력으로 블루오션을 개척한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오스트리아 알프스 남단 리거스부르크에 위치한 조터 초콜릿 공장은 관광코스로도 인기가 많아 6차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연간 100만명 이상 방문하는 조터 초콜릿 공장은 초코릿 마니아는 물론 세계 각국의 미디어 매체들이 찾아간다.

이곳에서는 유기농 초콜릿의 생산과정을 견학하면서 직접 다양한 초콜릿을 마음껏 먹어볼 수 있는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터는 이것에 멈추지 않고 150여가지가 넘는 조터 초콜릿의 전 상품을 유명한 산업디자이너인 Mr.Gralze와 공동으로 2003년 초콜릿 아트 북을 출판한데 이어 2009년 초콜릿 쿡북을 단독으로 출간해 유럽의 초콜릿 마니아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쳐 성공을 거뒀다.

박준식 코트라 빈 무역관 과장은 “오스트리아 정부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 의지도 높고, 스타트업 지원체계가 잘 마련됐다”며“특히 국가가 주도하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아니라 민·관·학 협력 체계에 기반을 두고 있어 중소기업들이 생존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소개했다.

● 오스트리아 상공회의소 안드레아스 헨켈 박사 "중소기업 인력난, 교육시스템 혁신으로 돌파해야"

학생들에게 이론과 실기 교육을 병행하면서 기업의 구인 수요를 충족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직업교육 시스템은 청년실업 문제로 고민하는 우리에게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오스트리아의 교육제도는 초등, 중등, 고등과정 각 4년씩 총 12년으로 구성돼 있다.

오스트리아 직업교육 시스템의 눈에 띄는 특징은 법정 의무교육이 끝나는 9학년(한국의 중학교 3학년) 이후 본인 희망에 따라 직업학교에 진학하면 이론과 현장실습을 동시에 제공하는 이중교육 체제를 통해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 습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오스트리아 직업교육 시스템을 상징하는 ‘이중교육 체제’는 유럽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런 평가는 2015년 기준 상위 중등교육(한국의 고등학교) 과정 내 직업과 연관된 실습 위주의 교육 비중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소속 국가 평균인 46%를 훨씬 웃도는 70% 이상으로 OECD 회원국 중 체코 다음이라는 데서 잘 나타난다.

이중교육 체제의 현장 실습은 단순히 교육만을 위한 과정이 아니라 기업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됨으로써 실제 기업 수요를 탄력적으로 반영하고 이론은 커리큘럼을 세분화해 산업현장에서 즉시 적용 가능하도록 구성돼 있다.

오스트리아 연방 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등과정 졸업생 중 23.5%만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37.5%는 직업학교로 가 이중교육 체제를 선택했다. 나머지 39%의 학생도 한국의 상고나 공고와 유사한 직업전문학교에 진학해 전체의 3/4에 해당하는 학생이 비교적 이른 나이에 자신의 진로를 선택한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대학 진학이 당연시되는 한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오스트리아 연방 상공회의소에서 중소기업 육성과 청년일자리 문제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는 안드레아스 헨켈 박사는 “청년 일자리와 중소기업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젊은이들에게 공부하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직업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며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유럽국가들은 학문적 교육과 직업교육을 동시에 중시하는 이중시스템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헨켈 박사는“전 세계가 청년실업 문제를 단편적으로만 해결하려 한다면 치러야 할 대가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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