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09-25 00:07 (화)
['탈전북' 해법은 중소기업 육성에 있다 ⑥ 농업·중소기업 강국 네덜란드] 노동시장 유연성-안정성 조화로 신생 벤처 키운다
['탈전북' 해법은 중소기업 육성에 있다 ⑥ 농업·중소기업 강국 네덜란드] 노동시장 유연성-안정성 조화로 신생 벤처 키운다
  • 김윤정
  • 승인 2016.11.09 2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원 빈국 극복, 친기업정책으로 세계 18위 경제대국 /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청년 일자리 문제 돌파구 마련
▲ 네덜란드 스마트팜 유리온실에서 재배하는 튤립.

자원과 인구가 부족한 네덜란드는 친(親)기업 정책으로 국내 총생산(GDP)이 7494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18번째 경제 대국이 됐다. 노동 정책처럼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보장해 주려는 인식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소국대업(小國大業)’의 나라를 만든 것이다.

네덜란드는 서비스업 비중이 제일 높고 그 다음으로 금융, 도소매업, 제조업 등이 중요한 산업분야다. 제조업은 원자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고 완제품을 수입해 재수출하는 가공무역과 중계무역이 발달했다.

네덜란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내 총생산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수출 의존도가 높다. 대표업종은 화학, 전자, 기초금속, 식품가공업 등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중소기업을 MKB(Midden- en kleinbedrijf)라고 부른다. 네덜란드에서 중소기업은 회사 종사자가 250명 이하지만, 중소기업이 네덜란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기업만큼 크다.

네덜란드 전체기업 수익의 절반 이상이 중소기업 수출에서 나오며, 또한 네덜란드 전체 근로자 대부분이 중소기업에 종사한다. 특히 네덜란드는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네덜란드는 유럽 내에서 글로벌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떠올랐다. 스타트업 전문 시장조사업체 컴퍼스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런던과 베를린, 파리에 이어 EU(유럽연합) 국가 중 4위(전 세계 19위)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이뤄진 나라’로 꼽힌다.

네덜란드의 스타트업 열풍에는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기관 ‘스타트업델타’가 있다. 이 곳은 각 지역별 스타트업 허브(데이터와 정보가 한곳으로 모이는 곳)를 서로 연결해주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와도 제휴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스타트업델타는 관련있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그들을 초대해서 정보를 교환하고 네트워크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든다. 암스테르담에서 큰 벤처캐피탈(VC)이 행사를 기획하면 다른 허브들을 초대해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시그리스 요하네스 스타트업델타 디렉터는“협력하는 회사들이 비중이 다르다고 차별을 두지 않고 있다”며“회사 간 경직된 위계질서는 아이디어 창출에 독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스타트업 지원 단체의 의사결정은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돼 있어 예산집행과 각 허브를 연결하는데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다.

네덜란드 스타트업 중 청년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지난 2013년 론칭한 머드진스(Mud Jeans)다.

머드진스는 청바지를 구매하는 대신 월 사용료를 내고 빌려 입자는 이른바 ‘청바지 대여 프로젝트’를 앞세운 파격적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이 기업은 우버(자동차)나 에어비앤비(남는 방)처럼 청바지를 공유경제 트렌드와 접목한 점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머드진스 고객들은 3가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청바지를 회사에 다시 돌려주거나 추가 요금을 내고 새로운 청바지로 교체하거나 원래 입고 있던 청바지를 계속 빌리는 것이다.

머드진스의 창업자인 베르트 반 손 씨는 패스트 패션산업으로 많은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에 따라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 성공을 거둔 것이다.

현재 머드진스는 네덜란드 전역을 비롯해 벨기에 브뤼셀, 독일 뒤셀도르프, 영국 런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유럽 전역의 편집숍에 입점하며 판매 영역을 꾸준히 넓혀 가고 있다.

네덜란드 노동시장은 유연성 확보와 함께 안전망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저성과자의 해고는 원칙상 가능하지만 이유와 근거가 명확해야 하며 그 전에 다른 부서에서 일할 기회와 재교육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노동시장 전문가들은 유연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네덜란드에서도 사실 일반 해고는 쉽지 않은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평생고용은 없다’ ‘노동시장의 활력이 필요하다’는 것과 같은 인력활용의 ‘유연성’에 대한 철학만큼이나 근로자를 보호하는 ‘안전성’의 중요성도 강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고를 하려면 근로자의 잘못을 지속적으로 증명한 뒤 사내 운영위원회에서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협상과 타협, 관용과 개방의 전통은 네덜란드가 현재까지도 번영하고 있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평가 받는다.

● 네덜란드 중기협 랍 울시스 이사 "도내 중소기업 '농도 전북' 강점 살려야"

네덜란드 MKB-Nederland(한국의 중소기업 중앙회) 랍 울시스(Rob Wolthuis) 이사는 전북이 작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주 산업인 농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역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고,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는 교육제도와도 연관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농업이 주 산업이고, 작은 면적이라는 점에서 한국 특히 전북과 산업구조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네덜란드의 국토 면적은 남한의 40%밖에 되지 않는다. 인구도 1600만명 정도로 한국보다 훨씬 적다. 한국과 네덜란드의 공통점은 강대국에 둘러싸인 국가라는 점이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두 나라는 내수 시장 만으로 자급자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출이 필수적이다. 수출은 대기업에만 의존하면 안되고 중소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전북지역은 주 산업인 농업분야의 수출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전북의 농업경제 상황은 자유무역협정(FTA) 맺은 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농업은 매력적인 일자리가 아니다.

“농업 부문을 개방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손해일 수도 있다. 만약 네덜란드가 농업 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다면 세계적인 농업 수출국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은 농업을 발전시키기에 좋은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북지역이 이를 활용해야 한다. 한국은 IT부문 강국이다. 네덜란드에서는 농업이 하이테크 산업이다. 농부가 실제로 밭에서 일을 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 네덜란드 농부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어떤 때에, 어떤 곳에 얼마 만큼의 농약이나 물이 필요한 지를 계산하는 것부터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 연구까지 다양한 일을 한다. 스마트 팜으로의 전환에 청년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 식품 가공 분야에서도 많은 기회들이 있다. 주변국들과의 FTA를 통해 전북의 농산물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에서 농업은 구식이라는 고정관념을 없애야 한다”

-고정관념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나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 네덜란드 교육 중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창조적이라는 점이다. 네덜란드 교육은 단순히 아카데믹한 것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경제적 이윤을 창출해 개인 뿐 아니라 국가, 사회적 레벨에서 기여할 수 있는지 연구한다. 교과 과정부터 농업의 중요성, 복합 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전북지역에서 대부분 노인들이 농업에 종사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전북이 한국의 농업대표지역이라면 더욱 청년들이 농업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방안을 만들 수 있는 대비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