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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 전주, 새로운 길을 찾다 ⑦ 독일 발트키르히] 전통산업과 문화·음식의 조화…관광객 발길 저절로슬로시티 인증 후 인구 증가 / 지역 역사 고려한 건축 권장 / 도시 재정비로 방문객 유혹
강인석  |  kangis@jjan.kr / 등록일 : 2016.11.29  / 최종수정 : 2016.11.29  23:13:09
   
▲ 독일 발트키르히시 전경.
 

독일 남서부의 바덴 뷔르템베르크주에 있는 발트키르히는 지난 2002년 독일에서는 두 번째로 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다. 독일의 대표적인 환경도시로 꼽히는 프라이부르크에서 20여분 거리에 위치한 발트키르히는 80%가 산림지대로 숲이 많은 도시다. 1996년부터 다양한 생태운동을 펼쳐온 발트키르히는 바덴 뷔르템베르크주 안의 6개 생태모델 도시 가운데 하나다.

발트키르히는 ‘모두가 살기 좋고 매력적인 도시’라는 목표아래 여러 번에 걸친 주민 워크숍을 통해 ‘발트키르히 2020’이라는 도시비전을 수립했다. 도시의 발전 방향이 ‘슬로시티’가 지향하는 목적과 일치한다는 것을 안 독일 첫 번째 슬로시티 헤르스부르크시가 슬로시티 가입을 권유했고 발트키르히는 2002년 4월29일 독일에서는 두 번째로 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다.

발트키르히는 슬로시티 가입을 계기로 도시발전의 8대 목표를 제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용 및 재활용 확대를 통한 환경의 지속가능과 보호 △역사의 보전, 마을 중심의 재생,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 등을 통한 특성 있는 마을 육성 △지역 특성의 보호, 이벤트 육성, 문화시설 조성 및 보호 등을 통한 문화와 전통 가꾸기 △동식물의 보호, 아름다운 풍경 발표 등을 통한 전형적인 경관 유지 △공예품 보호, 지역농업의 지원, 유통 경로의 축소 등을 통한 지역 제품의 육성 △지역특유의 맛(요리), 지역 정체성 구현 등을 통한 지역에 대한 인식 높이기 등이다.

여느 슬로시티가 그렇듯 발트키르히에도 전통 산업과 문화, 그리고 음식이 살아있다.

   
▲ 발트키르히의 전통산업인 오르골.

500년 전부터 유명한 보석세공업은 물론, 일정한 음악이 자동으로 연주되는 장치인 오르골(orgel) 산업은 20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발트키르히는 회전형 오르골과 인형장치형 오르골 생산의 메카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발트키르히는 지역의 산업을 음식, 문화와도 연계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로 만든 ‘오르골 정찬요리’는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고, 포도와 와인으로 유명한 발트키르히의 포도재배연합회는 매년 음식축제때 와인 시음행사를 열어 오르골 와인을 제공한다.

3년마다 열리는 발트키르히 국제오르골축제에는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다.

발트키르히는 ‘발트키르히 2020’ 도시비전 수립과 슬로시티 인증이후 인구도 늘었다. 1970년 1만8656명이었던 주민수는 1900년 1만9482명, 2000년 1만9739명으로 큰 변동이 없었지만 2013년에는 2만1141명으로 증가했다.

‘도심의 부활’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발트키르히는 오래전부터 도심 리노베이션(도시 재정비)을 추진중이다. 도시 중심부의 매력을 향상시키고 체류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 발트키르히 시내 시장.

발트키르히에서는 지역의 역사와 환경을 고려한 건축을 적극 권하고 있다. 새로 짓는 건물은 오래된 주변 건물과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조화를 이뤄 지어진다.

발트키르히 행정의 제1의 목적은 주민 삶의 질 향상이다. 관광객 유치가 우선이 아니다.

도시로 사람이 모이게 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발트키르히는 특히 노인과 장애인을 적극 배려한다. 고령자들을 숲에서 도시로 오게하는 고령자 예우의 실버스타(silverstars) 유인 정책을 펴고 있다. 발트키르히의 호텔은 여느 호텔과 달리 노인과 장애인을 각별히 배려하고 있다. 욕실에도 이들을 배려한 시설들이 설치돼 있다. 주민 삶의 질 행상을 위한 이런 다양한 정책들이 오히려 발트키르히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 디에터 구루프 발트키르히市 비서실장 "관광객 유치보다 중요한 건 시민들 행복"

   

독일 발트키르히시의 슬로시티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디에터 구루프 비서실장은 “도심으로 사람을 모으기 위해 향후 10~20년을 내다본 도시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트키르히에서는 노후돼 못쓰는 건물을 재건축하고 재정비하는 사업들이 한창이다. 도시 재정비는 철저하게 주변 환경과의 조화속에 추진된다. 이런 노력으로 발트키르히는 바덴 뷔르템베르크 건축사협회가 주관하는 ‘건축상 2010-흑림 지역의 새로운 건축물’ 현상공모에서 32개 프로젝트가 우수 건축물상을 수상하고 13개 프로젝트가 그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구루프 실장은 “발트키르히를 찾는 관광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주민 복지를 우선시하는 발트키르히는 도시 재정비 과정에서도 사회적 약자들의 권익을 배려하고 있다.

구루프 실장은 “노인과 장애인들이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불편하지 않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이들을 위한 주차공간 마련에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발트키르히가 관광객 배려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그는 “발트키르히를 찾는 관광객에 초점을 맞춰 숲 투어,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도심 광장 장터 운영, 지역 특산품 판매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루프 실장은 “발트키르히에서는 빵과 생선, 고기는 물론 와인 등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로 만든 슬로푸드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슬로시티 네트워크’가입이 시의 발전과 관광객 증가, 주민 소득 증대 등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물었다.

이에대해 구루프 실장은 “슬로는 성급함, 조급함이 아니라 아주 천천히 변하는 것”이라며 “슬로시티 가입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도시 방문객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며, 방문객은 물론 주민들도 함께 행복한 발트키르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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