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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더불어 노력해야 하는 공공재
행복은 더불어 노력해야 하는 공공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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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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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행복 증진, 정부의 유일 목적…정책적 노력 필요
▲ 나의균 군산대 총장

“사람들의 삶과 행복을 보살피는 것이 정부의 유일한 법적 목적이다.” 미국 독립선언문의 기초를 만든 토머스 제퍼슨의 말이다. 국민의 행복을 책임지는 것이 정부의 유일한 임무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인 부탄. 부탄은 무한성장해야만 무한행복해진다는 신화를 맹신하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부탄은 2000년대 이전까지는 숨겨진 나라였지만 유엔행복지수 1위의 나라가 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가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되었다는 모순에 놀랐고 행복은 결국 주관적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행복은 단순히 개인적 영역으로 치부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한 국제포럼에서 이탈리아의 시민경제학자인 루이지노 부르니 교수는 “행복이 개인의 마음상태가 아니라 사회적 공공재이고, 개개인의 좋은 삶을 위해서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적 영역으로 여겨지던 행복 증진을 위해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득이 어느 이상이 되면 소득의 증가는 더 이상 행복의 증가로 연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국내총생산(GDP)이 한 사회의 총체적 풍요를 측정하는 기준 이 되지 못한다.

행복한 세상으로 가는 문은 ‘나만의 행복’이 아니라 ‘더불어 행복’에 있다. 부탄이 빈국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더불어 행복해지는 길을 국가가 직접 나서서 정책적으로 해결했다는 데 있다. 부탄이야말로 이미 오래전부터 행복을 사회적 공공재로 생각했던 것이다.

부탄의 초대 민선 총리인 지그메 틴레이는 “행복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으면서 사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행복에 기여할 때, 나의 행복이 증진될 기회도 증대된다”고 말했다. 행복이 집단적으로 달성되는 것이라는 뜻이다. 부탄은 사회적 공공재로서의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대다수 국가가 경제성장을 위한 국가전략을 세우듯이 국민행복증대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했다.

부탄의 국민행복지수(GNH)는 부탄의 4대 왕인 지그메 싱게 왕축에 의해 1972년 제정되어 국가 발전전략으로 채택되었다. 국민행복위원회가 운영하는 GNH는 개인과 사회의 물질적 웰빙과 정신적, 문화적 필요 사이에 조화로운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공평한 사회경제발전, 문화의 보전과 증진, 생태계의 보전, 굿 거버넌스 등 네 개의 기둥을 주축으로 9개 영역 33개 지표로 세분돼 있다.

GDP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GNH 증진의 수단으로 생각된다. 경제성장이라는 단선적인 목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건강과 여가, 정치, 사회, 문화, 환경, 교육, 공동체 활력 등 여러 분야의 균형을 중요시한다.

대한민국은 다이내믹한 열정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고 성장의 동력이 매우 빠르게 굴러간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개의 삶에 기쁨과 재미가 부족하다. 토마스 제퍼슨의 말을 되새겨본다. 사람들의 삶과 행복을 보살피는 것이 정부의 유일한 법적 목적이다. 행복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사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가 더불어 노력해야 하는 공공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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