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전북혁신도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하) 나아갈 방향] 농생명 클러스터 활성화, 4차 산업혁명 기폭제농생명·금융·문화 어우러진 도시 탈바꿈 가능성 / 정주여건 개선 시급…정치권·자치단체 협력 필요
김윤정 기자  |  kking152@jjan.kr / 등록일 : 2016.12.13  / 최종수정 : 2016.12.13  23:31:56
   
▲ 지난 2014년 농촌진흥청 본청 이전이 완료된 모습. 농촌진흥청 기관 집적이전으로 전북농생명클러스터 조성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됐다.
 

과도한 수도권 밀집의 부작용을 방지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참여정부에서부터 시작한 혁신도시 건설사업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115개의 이전대상 공공기관 중 100여 곳은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이전을 완료했고, 늦어도 내년 중순까지는 모든 혁신도시의 기관이전이 완료될 전망이다.

혁신도시 조성목적은 단순히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구와 세수가 늘고 지역인재 채용할당제로 부분적인 일자리 확충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전북혁신도시 전체 기관의 직원이 주소지를 당장 전북으로 옮긴다고 해서 당장 괄목할만한 인구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긴 힘들다.

혁신도시의 목적은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해 R&D 집적화로 지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데 있다.

그러나 전북은 혁신도시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절실함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전북경제의 미래는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혁신도시를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다른 지역 혁신도시에서 사례를 짚어보는 한편 혁신도시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청사진을 살펴본다.

△전북혁신도시 농생명 클러스터

올해 1월 세계경제포럼(WEF) 의제로 채택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기업 차원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산업혁명은 기술혁신에 기반한 경제·사회구조의 거대한 전환을 뜻한다. 전 세계는 증기기관 발명으로 기계를 통한 생산이 시작된 1차 산업혁명(1784년), 전기 에너지에 의해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1870년), 컴퓨터에 의한 생산자동화에 기반한 3차 산업혁명(1969년)을 거쳐 초연결성·초지능성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인간 노동력으로 대변되는 이전 산업혁명과는 달리 4차 산업혁명은 뇌·신경·오감이라는 보다 고도화된 인간 지적 처리능력을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이 현재 사회구조에 미치는 영향력을 볼 때 이전 산업혁명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는 것은 경제융합 생태계 조성이다. 전 세계 대도시가 서둘러 소프트웨어 융합 클러스트를 구축하는 추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북은 농생명 수도를 표방하며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한 농생명과학 클러스터를 만들었다. 4차 산업혁명은 농업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 예상돼 발 빠른 대비가 필요하다. 이미 농업 생산과 가공·유통 등 곳곳에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이 접목돼 유용하게 활용되며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

도내에서도 스마트팜을 도입한 농가와 기존 방식을 도입한 농가의 소득 양극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앞으로 전북혁신도시와 연계한 농생명 클러스터는 기존의 스마트팜에 농업용 로봇, 빅데이터, 인공지능, 정보관리를 융복합해 한 단계 발전된 생산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전북의 일부 농촌 지역은 지방소멸 단계에 접어들었다. 혁신도시 인프라를 활용한 농생명 클러스트 활성화가 중요한 이유다. 정보관리를 융복합해 한 단계 발전된 생산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고질적인 농촌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젊은 세대가 유입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 농촌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이 침체돼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혁신을 이루어 낼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송하진 전북도지사는“농생명산업과 인문학적 지식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전북이 4차 산업의 최적지다”며“농촌진흥청의 모든 R&D 기관과 기업을 잘 융합시킨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생명산업이 전북에서 태동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송 지사는 지난 12일 “전북 혁신도시가 농생명과 금융 허브 역할을 하기 위해선 농협대학과 카이스트 금융대학원 유치 등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혁신도시에 농협대학 유치가 성공한다면 농촌진흥청, 농수산대학 등 관련 연구기관들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전북 국가식품클러스터 조감도

△전북혁신도시가 풀어야할 과제

전북발전의 미래를 책임질 전북혁신도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건의사항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들과 주민들은 하나같이 축산 악취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혁신도시 중 축사현장과 가까운 지역에 거주하는 아파트 입주자들은 더욱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전북혁신도시 입주민 박현강 씨(45·완주군 이서면)는“악취 문제는 곧바로 도시 이미지와 직결된다”며“전북혁신도시에 우량기업 입주, 농생명 및 금융허브를 조성한다고 하는데만 신경쓸 뿐 정작 주민의 실생활에는 손을 놓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쇼핑센터와 먹거리가 부실한 것도 혁신도시 입주민들의 하소연이다. 국민연금공단 인근에 사는 신수현 씨(36·전주시 만성동)는 “이 주변에는 쇼핑할 것도 먹을 것도 부족하다. 쇼핑공간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라는 구세대적 발상이 전북에 팽배한 것 같다”며“유입인구가 활성화 되는 곳을 살펴보면 전부 쇼핑공간과 먹거리를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다”고 피력했다.

전북혁신도시만의 브랜드와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농촌진흥청 박기춘 농업연구사는“혁신도시마다 각 지역의 특색을 못 살리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문화 공간 조성, 교통 인프라 확충도 전북혁신도시가 풀어야할 숙제다.

△지역상생 없는 입주기관 도태

전북 혁신도시 입주기관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지역과 상생(相生)을 외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역과의 동화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LX공사에 근무하고 있는 오한솔 씨(30)는“다른 지역에서 온 직원들은 내외부적으로 외지사람 취급을 받고 있다”며“전북에 터를 닦고 싶어 하는 사람들부터라도 먼저 적극 나서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들은 본사가 전북으로 이전한 이상 대부분 전북도민으로 살아가야 한다. 서울이 중앙이라는 오랜 고정관념으로 몸은 전북에 있지만 마음은 세종시와 서울에 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 같은 현상은 공공기관 직원들의 불편은 물론이고 혁신도시 건설의 본래 취지마저 무색케 한다.

도민과의 소통을 외면하는 전북혁신도시 기관은 자연스레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지자체와 지역기업 등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지 않고 단독으로 성과를 내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전북정치권, 지방정부, 혁신도시공공기관, 중앙행정이 따로 노는 형국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과 지자체는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구호만 외칠 뿐 정작 이들을 맞이할 준비가 덜 돼 있다.

정주여건 개선이 대표적이다. 정주여건 개선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주민이 살기 좋은 도시 공간 조성은 물론 유동인구 유입을 활성화 시킬 방안이 필요하다.

지역발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지방 계획도시의 성공은 얼마나 입주기관들이 지역에 녹아드느냐에 있다”며“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은 이제 지역 내 존재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지자체는 이들이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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