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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횡포 일상까지 만연해 있다니
갑질 횡포 일상까지 만연해 있다니
  • 전북일보
  • 승인 2016.12.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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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방경찰청이 지난 9월부터 100일간 ‘갑질 횡포’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해 290명을 적발하고 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재벌 2세의 ‘땅콩 회항’이나 고객의 백화점 직원 무릎 꿇리기 등의 갑질에 공분했던 것이 엊그제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갑질 횡포의 민낯이 이번 특별단속에서 드러난 것이다. 대통령부터 대기업에게 갑질을 하고 있는 판국이고 보니 갑질에 대한 불감증까지 생긴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경찰청이 적발한 갑질 횡포를 보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이권을 챙기는 데서부터 사회적 약자를 함부로 겁박하는 등의 사례까지 천태만상이다. 휴가를 가고 싶어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폭행한 사업주, 지적 장애 노인을 고용한 뒤 10년 넘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식당 업주, 불우 학생에게 지급할 장학금을 가로 챈 고교 교사, 노점단속 무마 등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성접대와 향응을 받은 공무원이 우리 주변에서 활개를 쳤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대학 교수가 대학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연구원을 허위 등록해 인건비를 편취하거나, 과장급 공무원이 승진을 앞두고 대상 직원에게 금품을 요구한 사례 등도 근절되지 않고 있는 사회 부조리의 한 단면이다.

갑질 횡포는 사소한 일상에서도 만연해 있다. 백화점 종업원들을 무릎 꿇린 것과 같은 악성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의 행태가 대표적이다. 술에 취해 대리기사의 얼굴과 머리 등을 때려 상해를 입히고, 주차요금이 많이 나왔다는 이유로 결제를 거부하고 고함을 지르며 주차장 출구를 막은 사례가 적발됐다.

전북경찰청의 이번 특별단속에서 이런 블랙컨슈머 불법행위가 37건에 38명이나 적발됐다. 전체 갑질 유형의 13.1%로, 리베이트 수수(38.6%)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조금만 우월적 지위를 갖더라도 갑질 행세를 하려는 잘못된 풍토를 개선하지 않는 한 갑질의 횡포는 뿌리 뽑히지 않는다.

갑질 횡포가 일부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경찰의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직장에 근무하는 부하 직원, 거래의 상대방, 물건을 판매하는 백화점 종업원이 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 갑질을 할 수 없다.

갑을 관계는 언제든 변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풍토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갑질에 촛불을 들어야 하는 상황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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