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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병원 호스피스 전문간호사 권향숙씨 "임종은 인생 완성해가는 최종점"매일 지켜보는 죽음에 상실감 크지만 환자·가족에 도움된다는 생각에 보람
천경석 기자  |  1000ks@jjan.kr / 등록일 : 2017.01.02  / 최종수정 : 2017.01.03  19:16:23
   
▲ 10년간 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하며 환자들을 돌봐온 전북대병원 권향숙 호스피스 전문간호사가 2일 병원 사무실에서 환자방문을 준비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우리 삶에서 누구도 피하지 못하는 것 하나가 죽음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마저 거북해한다. 이러한 죽음을 거의 매일 마주하고, 임종을 앞둔 환자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호스피스다.

2일 호스피스 전문간호사 권향숙 씨(45)를 만나러 전북대 병원을 찾았다. ‘호스피스 완화의료실’이라는 명패가 달린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가장 먼저 벽에 걸린 화이트보드 달력이 눈에 띈다. 날짜별로 미술, 음악, 가족 등 병원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단어들이 쓰여 있다.

2007년부터 10여 년을 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한 권 간호사는 “환자와 가족을 위해 매주 진행하는 삶의 질 향상 프로그램 목록”이라고 설명한 뒤 “호스피스는 다양한 직종의 선생님들이 함께 협력해서 환자의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 문제까지 돌보는 전인 의료”라고 말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더 이상 적극적인 치료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등으로 이뤄진 팀이 환자를 힘들게 하는 통증 경감과 기타 신체적 증상 조절뿐 아니라 심리·사회·영적 돌봄을 통해 ‘남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진행하는 의료서비스다.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죽음만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생의 마감과 더불어 가족과의 이별을 돕는 것이다.

권 간호사는 “항암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통증과 같은 힘든 증상을 잘 조절받으며 지내야 환자들이 남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며 “살아온 삶을 마무리 하고 정리할 수 있으려면 고통 완화 등 신체적인 부분의 의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스피스 병동이 일반 병동과 다른 것 중 하나는 바로 ‘가족’에 대한 관점이다. 호스피스 병동에선 가족도 돌봄의 대상이다. 환자 가족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막중하기 때문이다. 삶의 스트레스 중 1위가 배우자나 가족과의 사별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가족과의 사별로 인한 스트레스는 보통 1년에서 3년이면 극복할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이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가족들이 겪는 상실감과 고통을 줄이기 위해 병원에서도 한 달에 한 번씩 사별 가족 모임을 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사별 가족 24명이 경북 문경새재로 함께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권 간호사는 “사별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비슷한 고통을 겪은 다른 사람들과 슬픔을 나누는 것”이라며 “사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에겐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명감과 직업의식이 있다지만 매일 지켜보는 죽음에 대한 호스피스들의 상실감도 크다. 하지만 환자와 가족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보람도 있다고 말한다.

권 간호사는 “우리는 환자를 떠나보내는 입장이기 때문에 항상 마음이 아프고 슬픔과 상실감을 경험한다”며 “하지만 우리들의 도움으로 환자와 가족들이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스피스의 도움을 받은 대부분의 사별 가족이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권향숙 간호사는 “태어날 땐 10달 동안 많은 준비를 하지만 임종은 그렇지 않다”며 “임종이 인생의 마지막이 아니라 인생을 완성해가는 최종점이라고 생각하며 환자와 가족에게 또 하나의 가족으로서 어려운 부분을 도와 주는 일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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