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AI로 문 닫은 전주동물원 가보니]들어설 때부터 철저한 멸균트럭으로 새장 방역 / 외부차량 차단 위해 / 시설 개보수도 중단
남승현 기자  |  reality@jjan.kr / 등록일 : 2017.01.10  / 최종수정 : 2017.01.11  14:30:50
   
▲ 10일 조류인플루엔자의 유입을 막기 위해 휴장 중인 전주 동물원에서 방역차량이 조류사를 돌며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지난 9일 오전 9시 30분 임시 휴장 중인 전주 동물원.

‘방역상 출입 금지’라고 적힌 푯말을 지나 입구에 들어서자 2개의 간이 소독기가 보였다. 문 달린 간이 화장실처럼 생긴 이 곳은 3.3㎡(1평) 남짓한 공간에 자외선 램프가 설치돼 있다.

동물원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자외선 멸균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대인 방역기는 세균 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제품으로 15초 동안 서 있다 통과하세요’라는 안내 음성이 들렸다.

동물원 관계자는 “동물원에 입장하는 모든 사람은 꼭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입구를 지나 50m가량 들어가자 큰 새장이 보였는데, 그 주변을 ‘방역’이라고 표시된 트럭이 돌고 있었다. 사람이 직접 새장에 들어가 소독액을 뿌리지 않는 대신, 트럭에 설치된 방역장치에서 소독액을 새장에 쏘는 방식으로 방역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엔 사람만 한 독수리가 있는 새장으로 이동해 소독액을 분사했다. 갑작스러운 소독액 세례에 깃털이 흠뻑 젖은 독수리가 깜짝 놀라 새장 안을 빙빙 돌았다.

전주동물원에는 모두 46종 216마리의 조류가 있으며 특히 오골계와 황금계, 금계, 은계, 토종닭 등 닭도 38마리가 있다.

지난해 말부터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창궐해 전국의 닭과 오리 등 총 3000만 마리가 살처분된 가운데 전주동물원은 예방적 차원에서 지난달 21일 임시휴장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달 17일 서울대공원에서 황새 2마리가 폐사하자 서울대공원과 인천대공원, 광주우치공원, 대전오월드, 대구달성공원, 전주동물원, 청주동물원, 진양호공원 등 지자체 동물원 모두 임시휴장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주동물원 직원들은 AI로부터의 전염을 막기 위해 매일 오전 9시 새장 청소와 소독액 5리터 분량의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새장 안에 관리되는 조류도 전염될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자 동물원 관계자는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집에만 있는 사람들도 감기에 걸리는데, 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전주동물원 곳곳에 보이는 까치와 산 비둘기에 대해서는 “야생 동물은 면역력이 높아 AI에 걸릴 확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전주동물원은 외부 차량의 출입을 막기 위해 임시휴장 기간에도 시설 개보수 공사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전주동물원은 비교적 AI에 청정지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주동물원 국승기 운영팀장은 “백석제와 소양천 일대에 철새가 일부 나타나지만, 동물원 주변에 닭과 오리 등을 키우는 농장이 없어 AI 바이러스의 외부 유입 요인이 크지 않다”며 “그러나 서울대공원에서도 황새가 폐사한 만큼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AI발(發) 동물원 임시휴장은 전주동물원을 찾는 하루 평균 평일 400명, 주말 2500명 이상의 시민과 동물들에게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동물원 내 놀이기구도 가동이 중단됐고, 핫도그와 생수 등을 판매하는 인근 상가들도 문을 걸어 잠궈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국 팀장은 “원래 사람이 많은 분위기에 익숙한 동물들이 사람이 없자 오히려 사육사를 반긴다”며 “추후 동물원이 개장해 사람이 많아지면 동물들이 다시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주동물원 재개장 시기에 대해 국 팀장은 “2월 22일을 철새의 이동 시기로 보고 있는데, 동물원 개장도 그 전후가 될 것”이라며 “하루빨리 이 문제가 해결돼 시민들에게 본연의 동물원을 선보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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