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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란 무엇인가
김재호 기자  |  jhkim@jjan.kr / 등록일 : 2017.01.11  / 최종수정 : 2017.01.12  08:11:03
   
 
 

인간사회에서 법이란 무엇인가. 다양한 사고와 행동 양식을 갖고 있는 불특정 다수, 그것도 지능이 있는 인간들이 상호간에 타인이나 집단으로부터 간섭받거나, 방해받거나, 박해받거나, 피해받거나, 생명의 위협을 받거나 하지 않고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다.

3,7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통치했던 함무라비왕은 ‘함무라비법전’을 만든 제왕으로 유명하다. 그는 강자가 약자를 억압해서는 안된다고 봤다. 그의 법전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복수주의를 띄고 있지만, 그 저변에는 다수가 질서있는 삶을 이뤄가기 위해서는 상거래가 정확하고, 약자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함무라비의 정의가 깔려 있다. 그의 시대에 죄지은 자의 눈알을 빼내는 법 집행은 정당했다.

세상이 변하면서 법도 변화를 거듭했다. 그래서 군주시대, 제국시대, 민주시대의 법은 다르다. 민주시대의 법은 제 아무리 극악무도한 살인범이라 해도 ‘생명권’이란 가치 앞에서 제한적이다. 대한민국을 비롯, 지구촌 많은 국가에서 사형집행은 법 조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법은 통치의 주체 세력이 절대적으로 보호받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왔다. 군주시대나 제국시대에도 민중이 보호받았지만 통치집단의 이익 수단에 그쳤다. 현대 민주주의 시대에는 훨씬 진전된 선까지 민중이 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 민주주의 시대에 민중이 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고 있는가. 대한민국 헌법 제11조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명시됐지만, 현실은 그것이 아니다. 인류가 수천년 동안 발전을 거듭하면서 물질적, 문화적 번영을 이뤘고, 군주·제국주의 시대를 무너뜨리고 민중의 민주사회를 건설했지만 민초들은 여전히 구멍뚫린 법 망 안에 있다.

법은 법일 뿐이고, 법에 해박한 자들이 법을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법률 기술자’로서 날뛰고 있는 현실에서 민초들이 법 앞에 평등할 수 있겠는가.

지난해 10월29일 시작된 촛불집회가 7회를 넘기면서 참가 연인원도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박근혜 최순실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대한민국은 설상가상으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모든 사태의 중심인물들은 법 앞에서 보호받고 있다. 국회 청문회, 특검수사, 헌재 탄핵 재판을 기피하거나, 새빨간 거짓말과 변명을 늘어놓으며 법을, 국민을 희롱하고 있다. 법이란 이런 것인가.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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