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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바꾸는 사람들
정민영 국립민속국악원 단원 "국악, 현 시대 담아내 보여줄 것"사물놀이·연극 등 했지만 소리꾼 정체성은 뚜렷 / 의미 있는 공연 적극 참여 / "신인들 시도 격려해줘야"
김보현 기자  |  kbh768@jjan.kr / 등록일 : 2017.01.17  / 최종수정 : 2017.02.14  17:43:03
   
▲ 정민영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원이 인터뷰를 앞두고 사진 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지에서 만난 정민영(42)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원은 평소에 봤던 한복차림이 아닌 말쑥한 양복을 빼입은 채였다. “소리꾼이라고 해서 매번 한복 입는 건 식상하잖아요.” 그 말에 속으로 뜨끔했다. 소리를 마음에 품고 무용, 사물놀이, 연극 활동까지 한 그의 행보 역시 전형적인 소리꾼의 길이라기엔 신선하다.

2013년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에 입단했지만 그 전까지 주변 국악인들은 걱정이 많았다.

“중3 무렵, 소리꾼을 꿈꿨지만 우연히 무용과 사물놀이를 배우게 되면서 20대 초반에는 풍물패 ‘동남풍’에서 활동을 했어요. 24살 때 다시 소리를 배우기 위해 정미옥 선생을 찾아갔고, 전북대 한국음악학과에도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판소리 길에 들어서게 됐죠.”

서른을 앞두고는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창극 ‘다시 만난 토끼와 자라’(연출 오진욱·작 최기우)를 통해 연극판에도 발을 디뎠다. 당시 연극 작업도 했던 최기우 극작가·오진욱 연출가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그는 “소리, 사물놀이, 연극, 방송 등 다양한 활동했어도 ‘소리꾼’이란 정체성은 흔들리지 않았는데 주변 국악인들은 많은 걱정을 했다”면서 “멀리 돌아왔지만 그동안의 활동이 소리와 연기, 리듬이 어우러진 창극을 하는 데 자양분이 됐다”고 말했다.

국립민속국악원에서 창극 ‘나운규, 아리랑’ 등 굵직한 공연을 하고 있지만 도내 다양한 공연과 문화재단 사업 등에서도 그를 볼 수 있다.

“사업과 공연의 취지가 의미가 있다면 자리를 가리지 않고 참여하려고 해요. 일반인들이 국악을 가깝게 느낄 수 있고 국악의 다양성을 넓힐 수 있는 활동을 하고자 합니다.”

국악원 입단 전에는 젊은 소리꾼들이 모인 ‘미친광대’를 결성해 제도권 안에서 하지 못했던 실험적인 국악 공연을 펼쳤다. 전주한옥마을 관광객들과 마당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전주한옥상설공연은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완주·전주 마을주민들과 함께 공연했던 완주 주민 참여 창극과 전주판소리마을 만들기 사업도 무대는 작지만 소중한 활동이었다.

“지금은 판소리가 옛것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판소리 다섯 바탕도 당시에는 시대상을 반영한 대중 음악이었어요. 앞으로 국악도 전통을 기반으로 하지만 현 시대를 반영해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젊은 소리꾼들의 실험적인 시도를 응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해 국립무형유산원이나 전주문화재단, 우진문화공간 등에서 신인 창극 연출가들을 발굴하고 있는데 아직 완성도는 부족하지만 참신한 발상과 새로운 시도가 좋다”면서 “전문 창극 연출가가 없고 창극의 양식화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이 꾸준히 성장해 괄목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나 응원을 지속적으로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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