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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초등학교 신입생, 만학의 꿈 펼친다
할머니 초등학교 신입생, 만학의 꿈 펼친다
  • 김종표
  • 승인 2017.01.19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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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심창초·고창 봉암초, 올해도 각각 2명씩 입학 / 주민들 장학금 전달도…"학교 분위기 좋아졌어요"
▲ 김제 심창초등학교의 지난해 입학식 모습. 현재 8명의 할머니 학생이 재학하고 있는 이 학교에는 올해도 2명의 늦깎이 신입생이 들어올 예정이다. ·사진제공= 전북교육청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할머니 학생들이 속속 입학하고 있는 전북지역 농어촌 작은 학교 2곳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김제 진봉면 심창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에는 3월 입학 예정인 60대와 50대 여성 2명이 참석했다. 이 학교에는 올해 2학년과 3학년이 되는 할머니 학생 8명이 재학하고 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할머니들이 정규 학교에서 만학의 꿈을 이루고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고령의 신입생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이 학교에 늦깎이 학생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부터다. 당시 학교 인근 마을의 60대 할머니들이 글을 배우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 학교 최명호 교장은 김제교육지원청과 진봉면사무소에 문의해 취학통지서 발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어 최 교장은 학교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의견을 들은 후 할머니들의 입학을 허가했다.

그 해 60대 할머니 5명이 심창초등학교 신입생이 됐고 마을 주민들은 장학금과 가방을 전달하면서 만학의 꿈을 응원했다.

할머니들은 손주뻘의 학생들과 함께 학업에 열중했고 제주도 현장체험과 1박2일 캠프에도 참여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할머니 3명이 입학했다.

최명호 교장은 “할머니 학생들이 들어오면서 아이들의 심성이 부드러워지고 면학 열정이 확산돼 학교 분위기도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올해 2학년에 올라가는 소정순(68) 할머니는 “학교에 첫걸음을 내디딜 때는 고민도 많았지만 이제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면서 “건강이 허락된다면 중학교까지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겨울방학을 맞아 담임교사와 학습클리닉 상담사가 나서 지난 9일부터 늦깎이 학생들을 위한 보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교생 41명인 고창군 부안면 봉암초등학교에도 올해 할머니 학생 2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특히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이 모(60) 할머니는 인터넷을 통해 고령자 입학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접하고 최근 학교 주변에 집까지 구했다고 한다. 고창 봉암초등학교에서는 70대 할머니 2명이 올해 2학년이 된다.

이 학교 최석진 교장은 “현재 60∼70대 여성 중에는 가난과 남아선호 사상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잃은 분들이 많다”면서 “초등학교에서 이분들에게 적극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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