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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바꾸는 사람들
조세훈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국악 교육·도제관계 연구 무형유산 전승 토대 만들 것"우연히 본 농악에 빠져 이 길로 / 실무 이론 겸비, 실재적 방안 제안 / 문화라는 큰 틀서 인류학적 접근 / "한·중·일 문화 거간꾼 되겠다"
김보현 기자  |  kbh768@jjan.kr / 등록일 : 2017.02.14  / 최종수정 : 2017.02.14  22:46:44
   
 
 

조세훈(46) 실장은 현재 국악에 관한 교육과 연구를 맡고 있지만 20~30대까지 농악판에서 삶을 보냈다. 20대에 들어간 남원시립농악단에서 단무장을 약 10년간 했고, 2002년 전국농악명인 경연대회에서 종합대상을 탔다. 전북 무형문화재 7-4호 남원농악 이수자이기도 하다.

“남들처럼 공부해 전북대 경제학과에 입학했지만 판에 박힌 삶을 살기 싫었어요. 신입생 때 우연히 대학 농악동아리 공연을 봤는데 강렬한 두근거림이 생기더라고요. 신나게 현장을 누벼보니 더 발전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이론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전북대 대학원 한국음악과에 입학해 국악을 좀 더 넒은 차원에서 보게 됐고, 문화라는 개념도 눈에 들어왔다. 공부에 욕심이 생겨 동 대학원 문화인류학 박사과정도 밟게 됐다. 보통은 명인의 음악 세계, 악곡의 선율 분석 등 국악 자체에 대한 이론이 많지만 국악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문화 틀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가 등 사회·인류학적으로 연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론과 실기를 동시에 안고 살아야 하니 버겁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통섭’이 삶의 화두이자 강점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전북민예총 사무처장, 진북문화의집 관장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초 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로 들어왔다.

국립국악원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전북도립국악원과 같이 독립적인 학예연구부서가 있는 곳은 드물다. 지난 30년간 <전북의 전통예인 구술사> <교재총서> 시리즈 발간 등 여러 기록·보존·정리 성과를 냈다. 하지만 현재는 연구 기능이 초창기에 비해 약화됐고 방향성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현재 교육학예실 팀원 모두 실무와 이론을 겸한 것이 특징이에요. 평생을 공부했던 교수보다 이론을 잘 정립하기는 힘들지만 무형유산이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이고 실재적인 것들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조 실장이 국악원에 소속된 지 만 2년. 그동안은 구술사·교재 발간, 민속현장 탐방, 예술자료 취합 등 국악원이 30년 간 이어온 사업들에 집중했다. 올해부터는 이를 심화하는 한편, 국악의 교육 및 전승 과정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

“박사논문도 ‘판소리의 도제관계’에 대해 쓸 정도로 국악이 어떻게 이어져 현재 발현되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결국 인간관계 속에서 학습이 이뤄지고 기량도 전승되거든요. 국악 교육과 도제 관계가 갖는 특징을 연구하고 앞으로의 전통 전승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 국악원 전공 교수들의 교육 방식에 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새로운 연구 사업이라 어려움이 많지만 현재 분야별로 일정 수준의 패턴이 잡히고 있다. 장기적으로 자료가 쌓이면 국악의 전체적인 전승 맥락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문화의 중심축이 동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최종 목표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오가는 문화 거간꾼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 나라의 전통 전승 방식이 비슷하지만 달라요. 단순히 교류 공연 정도가 아니라 세미나 형식의 공연이나 공동 연구 등 ‘저들은 왜 저런 예술을 하고, 어떻게 전해졌을까’를 비교·분석하고 이해하는 것, 이를 통해 무형 유산의 거대한 줄기를 만들고,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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