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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화투
군산 화투
  • 김원용
  • 승인 2017.03.02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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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는 일본의 카드 ‘하나후다(花札·꽃패)’가 변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인 이마무라 모토는 1914년 펴낸 <조선의 풍속사>에서 ‘일본인 조선거류지를 중심으로 일본인에 의해 전파되고, 일본의 한국 유학생 등이 수년 전에 전파했다’고 적고 있다. 19세기 말에 부산을 중심으로 활약하던 대마도 왜상들에 의해 도입되어 한국식 이름으로 화투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화투가 조선시대 일본에서 전래된 것임은 분명한 것 같다.

화투가 ‘국민오락’으로 부를 만큼 대중적인 놀이로 굳어졌으나 이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일본에서 들어온 놀이라는 점과 함께 가정파탄을 낳는 대표적 도박으로 인식되면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철 농한기면 으레 도박 관련 기사가 사회면을 장식했고, 그 중심에는 화투가 있었다. 물론, 화투가 갖는 긍정적이고 순기능적인 측면도 이야기 된다. 친목을 꾀하면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놀이라는 점에서다. 최근에는 화투가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화투를 활용한 미술치료법까지 연구되고 있다.

그럼에도 화투는 여전히 왜색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0년대 후반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화투에서 왜색을 추방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화투배경 그림에서 왜색을 지웠다. 12월 비광에 등장하는 우산을 들고 있는 일본 귀족을 조선 선비로 대체하는 식이었다. 10여년 전에는 우리의 세시풍속을 월별로 표현한 이른바 ‘한투’라는 한국형 화투가 개발됐지만 역시 유야무야에 그쳤다.

영화 ‘타짜’의 촬영지인 군산에서 관광기념품으로 ‘군산화투’를 개발했다고 한다. 지난해 봄 군산시 대표관광지 기념품 공모전에서 은상작품으로 선정된 ‘군산화투’에는 군산세관과 은파호수공원, 임피향교, 새만금, 동국사, 조선은행 등 군산지역 대표 관광지가 화투 배경으로 들어 있다. 쌍피에는 김구, 윤봉길, 유관순 등 독립운동가와 이토 히로부미, 이완용 등의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이를 두고 ‘명분 없는 지역 연계’라는 주장과, ‘케케묵은 친일 프레임’이라는 반론이 나오면서 지역내 ‘화투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형식논리로만 보면 비난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독립운동가와 친일파간 어떤 차이를 뒀는지 모르겠으나 동일 선상에 놓였다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대중적인 놀이로 이용되는 화투를 통해 지역을 널리 알리는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만 볼 일도 아닐 것 같다. 김원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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