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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병 보증금 인상 핑계 소주값 올리는 식당
빈병 보증금 인상 핑계 소주값 올리는 식당
  • 남승현
  • 승인 2017.03.03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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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일부 업소, 1병에 5000원까지 '가격 멋대로' / 불황 속 서민만 부담…시민단체 "시장질서 해쳐"

#. “빈병보증금이 올랐다고, 식당에서 파는 소주값은 왜 올리나?"

회사원 김모 씨(32)는 최근 전주시 완산구 서부 신시가지의 한 술집에서 소주 1병 가격을 5000원에 부르자 적잖게 황당했다. 김 씨는 “식당은 인상된 보증금만큼 업주가 전액 환불받을 수 있는데, 빈병보조금이 올랐다고 손님에게 받을 소주값을 올려버리는 건 이해할 수 없다”라며 “불황 속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업소들 때문에 만원에 소주 2병밖에 사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씁쓸한 마음 뿐”이라고 토로했다.

올 초부터 정부가 빈병 보조금을 인상하자 은근슬쩍 일부 술집에서 주류가격을 1000~1500원가량을 인상하고 있어 소주 한 잔으로 지친 하루를 달래는 서민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 초부터 소비자가 빈병을 반환하면 환불받는 빈병보증금이 소주는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는 50원에서 130원으로 각각 60원, 80원이 올랐다. 이는 보증금 인상으로 빈병 반환을 활성화함으로써 재사용 증가 및 원가절감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실제 2월 첫째 주 기준 소비자 반환율이 38%로 지난 2014년(24%)과 비교해 증가했다.

그러나 일부 술집에서는 빈병 보증금이 올랐다는 이유로 주류가격을 인상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주시 교동의 한 닭발집은 올해 초 소주 한 병에 3000원에서 4000원으로 1000원 인상했고, 전주시 송천동의 한 가맥집도 소주 한 병을 4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특히 전주시 서부 신시가지의 식당 중에서는 5000원에 소주를 판매하는 곳도 생겼다. 국산 맥주도 3000원에 판매하는 곳이 적지 않고, 일부는 조만간 4000원대 인상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식당이나 술집은 도매상에게 주류를 주문할 때 이전에 있던 빈병을 회수해 가며 기존에 주문했던 주류값에 빈병보조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청구한다.

즉 빈병보증금이 올랐다고 술값을 인상하는 논리는 맞지 않는 것이다. 또한 일부 손님은 식당에서 내가 주문한 소주와 맥주를 마신 후 빈병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지만, 업소에서 마신 소주나 맥주병은 다른 소매점에 돌려줘도 보증금을 받지 못한다.

술집에서 취급하는 소주나 맥주병의 포장 스티커에는 ‘업소용’이라고 표기됐고,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술병에는 ‘가정용’이라고 표기돼 있다. 이에 따라 ‘업소용’은 도매상이 ‘가정용’은 소매점이 각각 매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빈병보조금 인상을 핑계로 일부 술집에서 술값을 올리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견된다”며 “술집이 술값을 매겨 판매하는 것은 자율이므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은 없지만, 시민단체와 함께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주녹색소비자연대 허혜연 사무국장은 “빈병보조금 인상으로 술값을 올리는 술집이 전주시내에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질서를 해치는 수준으로 주류값을 인상한 술집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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