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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국정 역사교과서도 '탄핵' 운명 처할 듯2015년 국정전환 발표 이후 논란 거듭…교육 현장서도 '외면' / 대선 이후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검정 집필기준 수정 전망도
연합  |  yonhap@jjan.kr / 등록일 : 2017.03.10  / 최종수정 : 2017.03.10  16:54:48

10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에 따라 그동안 숱한 찬반 논란을 낳았던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도 결국 '탄핵'의 길로 접어들 전망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은 '불통'과 '독재' 이미지로 비판받은 현 정부의 상징과도 같은 정책이었다.

 물론 기존의 역사교과서가 '좌편향'됐다는 지적에 동조하는 의견도 상당수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가가 획일적 역사관을 주입하는 형태로 역사교육을 하겠다는 발상은 진영을 막론하고 논란의 대상이 됐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목전에 두고 창의적 인재 양성이 화두로 떠오른 가 운데 이러한 구시대적 국정화 방침은 독재시대로의 회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현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한 배경과 방식은 과거 유신시절을 쏙빼닮았다.

 우리나라의 역사교과서는 해방 이후 1950년대 중반 제1차 교육과정이 제정·시행될 때부터 검정제로 발행돼 오다, 3차 교육과정이 적용된 1974년 국정 단일본으로 바뀌었다.

 유신체제 하였던 당시 문교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국사교육은 국어나 도덕과 같이 민족 가치관 형성의 핵심교과이므로 학생들에게 올바른 사관을 심어주기 위해 국정교과서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2015년 10월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재국정화' 방침을 확정하면서 내세운 논리, 즉 '올바른 역사관과 대한민국 정통성 확립'과 거의 흡사하다.

 1974년 국정화 이후 계속 국가가 발행해오던 역사교과서는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이 돼서야 비로소 검정 전환이 결정됐으나, 현 정부 들어 다시 국정으로 회귀하게 된다.

 2015년 10월12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확정 발표하면서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이 올바른 국가관과 균형 잡힌 역사인식을 키워야 한다"며 국정 전환 이유를 밝혔다.

 당시 교육부가 이름 붙인 국정 역사교과서 이름도 '올바른 역사교과서'였다.

 교육부가 총대를 메긴 했지만 사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정권 차원에서 일종의 '신념'을 가지고 추진한 과제라는 인상을 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교육부가 국정 전환을 발표하고 난 뒤인 2015년 11월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국정화 명분을 강조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가 빼곡히 담긴 것으로 알려진 김영한 전 청와 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서는 '역사교과서-국정전환-신념'이라고 적힌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이를 두고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현 정부 집권 초기부터 청와대 지시로 추진됐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주장했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이후 집필과 편찬 과정에서도 '불통' 논란을 낳았다.

 교육부는 2015년 11월3일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 발행을 확정 고시하고 곧바로 집필 작업에 착수했으나 집필진 명단과 편찬기준은 지난해 11월28일 교과서 현장검토본이 나오기 전까지 모두 '비공개'했다.

 이렇듯 추진 과정 내내 논란을 일으킨 국정교과서는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결국 치명상을 입었다.

 국정화에도 최순실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 혹의 시선이 쏠리면서 추진 동력 자체가 크게 상실된 것이다.

 고심하던 교육부는 결국 지난해 12월27일, '2017년 3월부터 전국 모든 중·고교에 국정 역사교과서를 전면 적용한다'는 당초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2017년 3월부터는 희망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교과서를 시범 사용하고, 2018년 3월부터는 학교 선택에 따라 국정과 검정을 혼용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학교 공모 결과, 희망 학교는 전국에서 단 한 곳에 그쳤다.

 이미 집필까지 끝난 교과서가 창고로 직행할 '위기'에 처하자 교육부는 마지막 대안으로 교과서를 '보조교재' 형태로, 그것도 무상으로 배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 8일까지 교육부에 국정교과서 '보조교재'를 신청한 학교는 전국에서 93개교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고교와 특수학교가 총 5천819개(국립학교 제외)인 점을 고려하면 1%대에 불과한 수치다.

 이처럼 대다수 민심에 역행해 추진된 국정교과서는 이미 '식물교과서'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국정교과서는 이제 완전한 폐기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교육계에서는 5월 대선과 정부조직 개편이 끝나면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를 다시 수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는 기존에 검정 체제였던 역사·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꾸는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 고시를 2015년 10월 발표했다.

 국회 상임위 통과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법령과 달리 고시는 장관이 행정예고를 거쳐 바꿀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불과 석달 뒤인 6월 쯤이면 역사 과목이 기존의 검정교과 서 체제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인 국정교과서 금지법(역사교과용 도서의 다양성 보장에 관한 특별법)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교육계에서는 지난 1월31일 발표된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역시 학계와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금보다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흘러나온다.

 다만, 집필기준이 바뀐다면 검정교과서를 만드는 기간이 더 촉박해지기 때문에 새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를 당장 내년부터 사용하는 것이 무리라는 목소리도 있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집필했던 학계의 한 관계자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검정교과서의 현장 적용을 1년 더 미뤄야 한다는 주장, 아예 교육과정 자체를 다시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 장기적으로는 역사교육의 큰 틀부터 다시 짜야 한다는 주장 등 다양한 주장이 혼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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