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5-26 03:44 (일)
전주가 잊은 이창호
전주가 잊은 이창호
  • 김원용
  • 승인 2017.03.22 23:0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둑은 아마추어 급(1∼30급), 아마추어 단(초단∼7단), 프로(초단∼9단) 등 총 46단계로 단급을 나눈다. 그동안 프로·아마 단급은 한국기원이 발행했으며, 아마추어 급증은 한국기원이 대한바둑협회에 위탁해 발행했다. 한국기원이 직영으로 급증을 심사·발행하기로 했다. 급증발행의 남발을 막고 권위를 높이자는 취지다. 급증 색깔을 9가지로 구분해 아이들의 동기부여와 성취욕을 높이도록 아마추어 급증 제도를 변경했다.

아마 급증 심사위원으로 이창호 9단이 위촉됐다. 단일 심사위원이다. 어린이들이 주로 취득하는 모든 급증에 이창호 위원의 서명이 들어간다. 이 위원은 김인·조훈현 9단과 함께 단증심사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어 국내 유일의 단급심사위원이 됐다.

한국기원이 아마 급증 심사위원으로 왜 이창호 9단을 선택했을까. 한국기원과 바둑협회의 역학 관계가 작용한 탓도 있겠지만, 이창호가 한국 바둑계에서 갖는 상징성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바둑 꿈나무들은 밋밋한 증표 대신 이창호의 서명이 담긴 급증을 영광스럽게 여길 것이다. 참고로 성인 바둑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이창호 사인이 들어간 바둑판을 가보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전성기를 지나 각종 타이틀을 후배들에게 물려줬지만 이창호는 여전히 한국 바둑의 전설이며, 보배다. 최연소 타이틀 획득(14세 1개월, 제8기 바둑왕전), 최연소 세계챔피언(16세 6개월, 제3기 동양증권배), 연간최고승률(75승 10패, 88.24%), 국내 16개기전 사이클링 히트, 최다관왕 기록(13관왕, 94년), 세계대회 그랜드슬램 (동양증권배, LG배, 삼성화재배, 후지쓰배, 응씨배, 춘란배, 토요타덴소배), 통산 140여회 타이틀 획득 등 그가 세계 바둑계에 남긴 족적들은 깨지기 힘든 기록들이다. 이창호는 중국에서도 ‘천하제일인’ ‘천상인’등으로 존경과 찬사를 받은 한류스타였으며, 지금도 많은 바둑애호가들이 그를 기억하고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으로 유명세를 떨친 이세돌의 고향인 신안에는 이세돌바둑기념관이 있고, 이창호의 바둑 스승인 조훈현의 고향 영암에서는 올 상반기 기념관 개관과 함께 세계바둑박물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오래 전 전주시와 이창호사랑회 등에서 ‘이창호기념관’ 건립을 발표하기도 했고, 바둑테마파크 조성 등의 여러 제안도 나왔으나 감감무소식이다. 세계적인 바둑 스타를 왜 고향인 전주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지 안타깝다. 대선공약에 도로건설만 중요한 게 아니다. 김원용 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ㅇㄹㅇㄹ 2017-03-21 23:37:26
전북의 문제점. 지역의 인물을 제대로 대우하지도 예우하지도 않는다. 누가 전북을 사랑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