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죽음으로 내몬 현장실습제도 ④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동 사각지대 청소년들 보호해야"전공 무시·허술한 실태파악 등 지적 / 특성화고 보내기 무섭다는 학부모도
남승현 기자  |  reality@jjan.kr / 등록일 : 2017.03.30  / 최종수정 : 2017.03.31  08:36:48

최근 ‘특성화고에 보내기 무섭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 만큼 현장실습을 대하기 어려워하는 부모가 많아지고 있다. “진학을 피해 취업 경쟁에 내몰아도 되나 모르겠다”는 게 고등학교 학부모들의 하소연이다. 여기에 특성화고 교사와 학생도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 현실은 안 괜찮은데 사회에선 ‘괜찮다’며 꿈을 강요하는 ‘현장실습 제도’에 대한 이들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특성화고 졸업생 김모 씨 “일거리 없는 회사, 일 못한다고 욕먹어”

최근 전북지역 모 공업계열 특성화고를 졸업한 김모 씨(20)는 “지난해 9월 현장실습을 나간 회사에서 조립 업무를 잘못해 사유서를 쓴 뒤 퇴사했고, 현재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고등학교에서 금형이 전공이지만, 조립 관련 중소기업에 현장실습을 나가 시간만 낭비했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사업체에서는 나를 어리다고 반말은 기본, 일을 못 하면 욕설을 하기도 했다”며 “사업체가 영세해 일거리가 없는 날이면 숙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전공 학생 21명 중 대기업을 가는 친구가 있지만, 나처럼 전공과 적성에 맞지 않은 곳에 현장실습 나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후배들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강문식 교선부장 “애도로만 끝나선 안 돼”

민주노총 전북본부 강문식 교육선전부장은 “전북도교육청은 현장실습 운영지침을 만들어놨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점검은 하지 않았다”며 “다른 지역 교육청과 교육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고 주장했다.

강 부장은 “제대로 된 실태 파악이 없는 상황에서 현장실습 전에 업체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어떤 위험 요소가 있는 지 등의 정보가 전달될 교육 기회도 사실상 없다”며 “단지 특정 시점에서의 현장실습 현황 파악뿐만 아니라 현장실습 중도 복귀 학생에 대한 파악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양과 유가족은 12월 임금을 받고 나서 자신의 짐작보다 훨씬 적게 들어온 급여액에 크게 실망했다”며 “홍 양의 죽음은 결코 개인적 죽음이 아니고, 애도로만 끝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북도교육청 이혜경 장학사 “취업부장 학부모 고민도 한가득”

전북도교육청 이혜경 장학사는 “대기업과 취업연계형 현장실습생으로 확정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최근 항의를 하고 있다”며 “해당 기업의 1학기 현장실습을 참여해야 취업을 보장받을 수 있는데, 이번 홍 양 사건으로 전북도교육청은 현장실습이 취업형이 아닌 교육형이 되기 위해 1학기 현장실습을 잠정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장학사는 “해당 기업에 학생들의 취업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했고,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업부장과 일선 학교장도 취업률로 특혜를 받지 않는데, 제자를 좋은 곳에 취업시키려 고생하는 노력도 알아줘야 한다”며 “그럼에도 도교육청 등이 주축이 돼 완주산업단지, 고용노동부, 관련 연합회 등과 긴밀히 협의해 전공과 적성이 맞는 취업처 발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숙 전북도의원 “환골탈태 안 되면 폐지해야”

이현숙 전북도의원은 “기로에 선 특성화고 현장실습이 환골탈태할 수 없다면 폐지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 때 폐지했던 전문계고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부활시키면서 매년 이런 참사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부분 현장실습생은 지위가 학생인지 근로자인지 모호해 회사에 가서도 근로자 만큼 일을 하지만 근로자의 보호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실습은 취업에 대비한 교육의 목적으로 나가는 것이어야 하는데, 수습이라는 이유로 저임금으로 마구 부려먹는 풍토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등학교부터 아이들에게 어떤 일을 하든 근로자의 위치를 인정받고 권리가 있다는 노동인권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며 “전북도와 전북도교육청도 더는 노동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청소년들을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끝〉·

< 저작권자 © 전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남승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최근기사순 / 인기기사순>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청솔
전공과 관련된 업체에 실습시키고 젊은 인력 노동착취로 이용하지 마세요 차라리 공대 진학반을 따로 운영해주시기 바랍니다.
(2017-03-31 18:10:40)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오피니언
만평
[전북일보 만평] 연이은 시련
[뉴스와 인물]
전주 출신 황수경 통계청장

전주 출신 황수경 통계청장 "전북 고용률 높이기 위한 지역특화 일자리 통계 만들기 최선"

[이 사람의 풍경]
전주의 출판 역사 다시 세운 신아출판사 서정환 대표

전주의 출판 역사 다시 세운 신아출판사 서정환 대표 "그래도 책은 살아남는다는 믿음…그것이 희망이죠"

전북일보 연재

[이미정의 행복 생활 재테크]

·  은퇴 후 대비 3가지 자산배분 전략

[최영렬의 알기쉬운 세무상담]

·  상장주식은 1%면 대주주로 과세

[이상호의 부동산 톡톡정보]

·  상가 투자, 임대수입 기준으로 회귀중

[이상청의 경매포인트]

·  진안 마령면 덕천리 주택, 판치마을 내 위치

[김용식의 클릭 주식시황]

·  중국 관련주 반등 가능성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고충처리인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이메일무단수집거부현재 네이버에서 제공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54931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18(금암동)  |  대표전화 : 063)250-5500  |  팩스 : 063)250-5550, 80, 90
등록번호 : 전북 아 00005  |  발행인 : 서창훈  |  편집인 : 윤석정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김재호
Copyright © 1999 전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sk@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