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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 착한 세상
착한 사람 착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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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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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곱고 어질다’라고 적혀 있다. ‘어질다’는 또 ‘너그럽고 덕행이 높다’라는 뜻이란다. 갈수록 복잡하다. 추상적인 말로 풀이되어 있어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지만 알고 보면 간단하다. 한마디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바로 ‘착한 것’이다.

시시때때로 피해를 주어서 누군가를 곤경에 빠트리거나 고통스럽게 만들면 그게 바로 ‘악한’ 혹은 ‘착하지 않은’ 것이다. 반대로 남에게 도움을 주면서 살면 ‘엄청 착한’ 사람인 셈이다. 테레사 수녀처럼 평생을 착하게 살아온 사람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

사람의 일생도 ‘착한’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성선설’을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사람은 ‘착한’ 모습으로 태어난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세파에 시달리면서 ‘악한’ 일도 가끔 벌인다. 생을 마감할 때가 되면 ‘착한’ 모습을 회복한다.

물론 다 그렇다는 건 아니다. 어린아이들처럼 순수한 사람의 어떤 행동을 가리키던, 그러니까 주로 어른들이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주로 썼던, 이 ‘착한’이라는 말이 언젠가부터 대단히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물건의 가격이다.

재래시장이든 마트든 심지어는 백화점까지 진열된 물건마다 ‘착한 가격’을 내세운다. 그뿐인가. 심지어는 날씬하게 잘 빠진 몸매도 착하다. 얼굴도 착하고, 심지어는 여자들 가슴까지 착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애들까지 나서서 ‘착하다’를 남발하고 있다. 어느 아파트 분양광고지를 보니 단지 안에 조성할 예정인 공원까지 착하다고 적혀 있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착한 짬뽕’, ‘착한 도가니탕’, ‘착한 해물탕’ 같은 말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기도 했다. 음식을 착하게 만들어 파는 이들이 별로 없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세상이 얼마나 착하지 않으면 아무데나 ‘착한’을 갖다 붙일까 싶다. 하긴 착하지 않은 ‘나랏님’들 때문에 수많은 국민들은 그동안 또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던가. 이제 그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말솜씨는 조금 모자라도 사람이 먼저임을 묵묵히 실천하면서 평생을 올곧게 살아왔던 착한 이가 만들어나갈 착한 세상이 참 많이 기대되는 요즈음이다. 우석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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