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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가야사 복원"…30여년 연구한 곽장근 교수가 말하는 의미·과제
문 대통령 "가야사 복원"…30여년 연구한 곽장근 교수가 말하는 의미·과제
  • 문민주
  • 승인 2017.06.05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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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남원 운봉 중심으로 대규모 제철유적 분포…유적 발굴 등 걸음마 단계 / 역사 정립·박물관 건립해야 호영남 화합·발전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지역정책 공약으로 포함할 것을 주문하면서 장수와 남원 등 전북 동부권을 중심으로 한 가야사 발굴·복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동안 철의 제국·왕국 가야는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시대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한국 고대사에서 변방으로 취급받았다. 이마저도 경남 등 영남권 위주의 가야사 연구·복원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장수가야, 운봉가야 등 발굴조사를 통해 전북에서 가야 유물과 유적이 출토되면서 전북이 ‘가야 중의 가야’로 주목받았다. 특히 문 대통령이 가야사 연구·복원을 통한 영호남 화합과 발전을 언급하면서 전북 가야사 발굴·복원이 한층 힘을 얻었다. 전북에서 30여 년 간 가야사를 연구한 군산대 곽장근 교수를 만나 전북 가야사 복원의 의미와 전망,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문 대통령의 가야사 복원을 통한 영호남 화합은 어떤 의미인가.

“시기적절한 화두였다. 가야사는 하나의 생활 문화권 안에서 상생했다. 영호남의 구분이 없고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가야사를 써 내려갔다. 김해 금관가야와 고령 대가야 왕들이 철을 들고 저승길에 올랐는데, 그 철이 어디에서 났겠나? 철 생산지인 전북 동부에서 난 것이다. 양 지역은 철 생산과 유통 시스템 측면에서 활발하게 교류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했다. 이러한 전북 동부의 유물과 유적을 복원해 영호남 가야사를 쌓아야 한다.

-가야는 600년간 독립적인 정치 세력을 유지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듯하다.

“역사 기록은 승자의 잔치다. 가야는 신라, 백제에 병합되면서 역사에 제대로 초대받기 어려웠다. 그래서 문헌이 조금 미천하다. 다만 또 다른 기록인 유물과 유적은 온전히 남아있다. 유물과 유적으로 쓰는 역사가 가야사다. 특히 전북 동부는 ‘가야 중의 가야’다. 전북에는 직경 20m가 넘는 고총(古塚)이 장수 250기, 남원 운봉 100기가 있다. 가야 문화권은 장수와 남원을 중심으로 임실, 무주, 진안까지 포함한다. 또 충남 금산과 남원, 무주에서 시작한 봉수(烽燧)의 최종 종착지는 장수다. 봉수는 그 자체가 국가다.”

-한국 고대사 재정립도 필요해 보인다.

“그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 전북의 가야 제철 유적은 1500년 만에 이제 막 잠에서 깼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발굴조사의 역사적 의미를 담아야만 고대사가 제대로 정리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잠만 깨워서 유적이 있다는 것만 알렸다. 전북 가야사 발굴·복원 작업이 고대사를 연구·조명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면 전북 가야사 발굴작업의 진척 상황은 어떠한가.

“전북의 가야 인식은 조금 부족했다. 발굴이 이제 시작되는 걸음마 단계다. 영남은 유물과 유적 발굴·정비·복원, 박물관 건립, 축제 연계까지 이뤄진 마무리 단계다. 김해 금관가야, 고령 대가야, 함안 아라가야 등 영남은 왕릉급 고분을 많이 발굴했다. 고분 속 유물에서 철기물이 많아 가야를 철의 제국·왕국으로 평가했다. 철은 국력이다. 철을 생산하는 제철유적이 있는 곳이 진정한 철의 제국 아니겠는가? 전북 동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제철 유적만 150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영남과 별개로 진행하는 건가.

“김해·고령·함안은 2011년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논의를 시작했고, 2015년 문화재청의 ‘세계유산 우선등재 추진대상’으로 선정됐다. 3개 시·군 가야사는 무덤 이야기다. 전북은 철과 봉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전북도와 장수군은 장수가야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묵묵히 준비하는 단계다.”

-향후 과제는 무엇인가.

“현재 남원 두락리 고분군과 유곡리 고분군은 국가사적 지정과 관련한 심의 중이다. 장수 삼봉리 가야고분군과 동촌리 가야고분군은 전북도 기념물이다. 국가사적 지정을 통해 유적 정비·복원을 하고, 전북 가야 이야기를 집대성하는 책자 발간을 통해 전국적인 가야사를 정립해야 한다. 또 전북 내에 가야사 박물관을 건립해 체계적으로 연구·발굴·정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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