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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유리천장을 깨다
대통령, 유리천장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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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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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귀덕
긴긴밤 국민들의 손에 들린 촛불의 열매로 정권교체를 이루었다. 논공행상이 이뤄질 무렵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분이 정권교체를 이루어 주신 것으로 제 꿈은 달성되었습니다. 정권교체는 갈구했지만, 권력은 탐하지 않습니다.”라는 감동적인 몇 마디 말들을 남기고 홀연히 떠나신 분들…. 대통령의 패권이라는 분들이 새 정부가 원활하게 출범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주었다.

그분들을 닮은 사례가 우리 고장에도 있었다. 90년대 전주시에 치매 병원과 보건소를 지어 시민들의 건강을 보살피려고, 치매 가족들의 짐이 버거워서 부양의무를 포기하려는 의도에서 전주에 국고를 지원받아 치매 병원을 신축하려고 보건소장이 복지부에서 받아온 국비의 덫에 걸렸다.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국고를 환수시키지 않고 다른 사람이라도 나서서 그 일을 해내도록 하려면 내가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가족들과 상의가 다 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4급 보건소장직을 버리고 어느 보건소 관리의사로 갔던 그분은 자신의 사생활보다는 먼저 시민들의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환경기반 구축에 노력하는 지도자였다. 치매 병원이 시민들에게 줄 혜택을 생각하고 자기희생을 감수했다. 문 대통령의 패권이라 지칭되던 삼철도 “친문 프레임, 삼철 낡은 언어 거둬 달라.”며 스스로 사라지듯, 자기의 공을 내세우지 않고 스스로 떠난 사람이다. 그 사람을 알려면 친구를 보라는 말이 뇌리에 스친다. 대통령의 정치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떠난 멋있는 분들, 왠지 그분들의 뒷모습을 눈앞을 떠나지 않는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의로운 나라, 위대한 국민들의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 국민이 이기는 통합의 나라,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를 염원했고, 그 품은 뜻을 이뤄냈으니 여한이야 없겠지만 떠난다는 것이 홀가분하기만 했을까. 생각하면 그때처럼 짠하다. 그 후 대통령 행보에서 ‘이런 대통령도 있구나.’ 감탄하며 보름이 지났다. 국민들의 빈 마음을 채워주기라도 하듯 새 정부의 인사 발표에 감동했다. 파격적인 탕평인사다. 사람마다 이번 대통령은 멋지게 잘해 낼 거라며 신뢰를 보낸다. 특히 인사가 만사라는데, 이번에 대통령의 10대 공약 중 눈에 띄는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성 평등한 대한민국”이다. 전에 여성 공무원들 근무하던 곳이 주로 여성가족부나 보건복지부, 식품의약부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장관인사가 파격이다. 유엔 내에서는 입지전적 인물이라고는 하지만 비외무고시 출신인 여성이 외교부장관에 발탁되고, 진보신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며 육군 최초 여성 헬리콥터 조종사를 국가보훈처장으로 발탈하다니…. 뭔가 달라도 다른 통념을 뛰어넘은 통합, 탕평, 파격 인사다. 여성들의 그 단단했던 유리천장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젠 여성도 사회적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는 곳,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곳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여성을 승진시키고 싶어도 경력 단절이 문제가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에, 진정으로 탕평이라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여성 공무원들에게도 확대되어야 한다.

7~80년 당시 여성 공무원들은 승진이란 걸 몰랐다. 이유는 근평을 남자직원에게 양보해야 했고, 양보를 거절하는 여직원은 조직에서 따돌림을 받았다. 남자는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이유가 양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고착되었다. 그래서 선배들은 대개 7급 정년을 하였고 후에 6급 정년이 몇 명 있을 정도였다.

새로운 대통령의 인사 기조에 맞춰 시군에 근무하는 여성 공무원들에게도 4급, 5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이 열리기를 바란다. 국민과 소통하고, 눈높이를 맞추는 새 시대의 인사답게 남녀 차별을 두지 않는 통합적인 탕평적인 파격적인 멋진 인사를 기대해 본다.

△ 박귀덕씨는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해 ‘잃어버린 풍경이 말을 건네오다’ 등의 수필집을 출간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 부회장과 전북수필 회장을 맡고 있으며 〈작촌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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