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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천년누리 전주제과' 장윤영 대표 "어르신들이 만든 빵, 맛도 최고"
사회적기업 '천년누리 전주제과' 장윤영 대표 "어르신들이 만든 빵, 맛도 최고"
  • 남승현
  • 승인 2017.06.09 23: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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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애인·경단녀 등 소외된 이웃들 보듬어 / 비빔빵 전주명물로 부상…촛불집회 때 무료나눔 / 폐지 줍는 노인들 돕기도
▲ 8일 사회적기업 천년누리 전주제과 장윤정 대표가 전주시 서노송동 전주빵카페에서 갓 나온 전주비빔빵을 들고 웃음짓고 있다. 박형민 기자

요즘 사회적기업 ‘천년누리 전주제과’ 장윤영 대표(46)의 손바닥에선 매일 불이 난다. 장수 사과로 만든 무설탕 파이에서 크림치즈빵, 소보루, 팥빵을 만드느라 두 손이 혹사당한다.

장 대표가 만드는 빵 가운데 단연, 트레이드마크인 ‘전주비빔빵’은 굽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

8일 오전 10시 천년누리 전주제과가 운영하는 전주시 서노송동 ‘전주빵카페’에서 만난 장 대표는 정신이 없어 보였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빵 나오는 시간이라서요!” 장 대표가 얼굴에 묻은 밀가루를 털기도 전에 속이 꽉 찬 ‘전주비빔빵’을 가리켰다.

“빵에 넣은 고기는 모래내시장, 채소는 중앙시장, 두부는 남부시장에서 구입했고, 고추장은 장수군 번암면에서 저희 어머님이 직접 만드신 거예요. 친환경 재료를 이용해 맛이 참 좋아요.”

오전 4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여는 ‘전주빵카페’는 근로자들의 평균 나이가 62세 고령자들로 장애인과 경력단절 여성을 포함해 총 23명이 일하고 있다. 지금은 익숙해 졌지만 빵집 사장이 되기까지 장 대표에겐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었다.

지난 1971년 장수군 번암면에서 2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장 대표는 전북대와 숭실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 사회복지기관에서 10년간 근무하고, 지난 2009년 9월부터 7년간 전북과학대학에서 사회복지학 교수로 교단에 섰다.

장 대표는 “대학에 다니면서 학생회 운동을 했고, 사회에 대한 번뇌와 깊은 고민이 있었다”며 “사회복지시설과 대학에서 근무해도 한 번 힘든 사람은 여전히 힘들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바뀌지 않아 현장으로 나오게 됐다”고 했다.

장 대표가 참여한 ‘천년누리 전주제과’는 지난 2012년 전주 금암노인복지관 서양열 관장이 고령자 일자리 창출의 목적으로 만든 ‘천년누리’가 전신이다.

전주시 삼천동의 사무실에서 막걸리와 빵 등을 만들어 판매한 천년누리는 이듬해 대기업 에스케이 이노베이션의 사회공헌 지원사업에 선정돼 1억5000만 원을 지원받고, 2014년 7월 전주시청 인근에 건물을 임대해 ‘전주빵카페’를 냈다.

지난 2015년 8월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장윤영 대표가 참여했다.

그러나 제과업계 상황은 냉정했다. 근로자 4명으로 시작한 ‘전주빵카페’는 월 매출이 500만 원에 불과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빵집이 넘쳐나요. 대기업들이 많기도 하고, 차별성이 있어야 시장경쟁력을 가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직원들과 함께 생각해보니 전주의 명물은 ‘비빔밥’이잖아요. 거기서 비빔빵의 아이디어가 나온 거예요.”

장 대표는 지난해 7월 “노인들이 빵을 만들어 생존을 한다”는 사연을 인터넷에 올려 스토리펀딩으로 500만 원을 모았고, 같은해 11월 ‘전주비빔빵’을 탄생시켰다.

겨우내 춧불 집회에 참가하면서 빵을 무료로 나눠 준 장 대표는 이후 요양원과 그룹홈 등 지역내 소외된 이웃들에게 ‘소리없는 천사’가 되고 있다.

‘비빔빵’의 사연이 SNS와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자 ‘전주빵카페’의 매출은 월 8000만 원까지 올랐다. 자연스럽게 직원도 4명에서 현재는 23명으로 늘었다. 이들의 평균 월급은 160여 만 원이다.

장 대표는 “어르신들이 만든 빵이 전국을 넘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지역 노인 100명이 일할 수 있는 규모로 가게가 확장되면 후학 양성을 위해 교수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전주빵카페’는 가게 문을 열지 않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6시가 되면 ‘폐지 줍는 노인’들이 찾아온다. 그들은 빵굽는 노인들이 모아놓았다가 전해주는 폐지와 빵을 받고 돌아간다.

장 대표는 “어르신들이 만든 빵이 외로운 노인들에게 위로가 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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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은 2017-06-10 14:10:33
항상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