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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가정위탁지원센터 유혜영 관장 "가정 위탁은 '아름다운 인연'…우리 지역에 천사들 많아"
남승현  |  reality@jjan.kr / 등록일 : 2017.06.11  / 최종수정 : 2017.06.11  21:36:20
   
▲ 전북가정위탁지원센터를 맡은 유혜영 관장이 향후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남의 자식’을 돌보는 것을 두고 말들이 많지만, 지난 1월부터 전북가정위탁지원센터를 맡은 유혜영 관장(44)은 “‘가정 위탁’에 대한 홍보가 아직 충분하지 않고, 알고는 있더라도 참여하는데 망설이는 요인이 많다”고 했다.

빡빡한 위탁 가정 방문 일정 때문에 지난 9일 아침 일찍 겨우 시간을 내 마주 앉은 유혜영 관장은 “현장에서 만난 위탁 가정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오히려 더 큰 힘을 받는 것 같다”며 웃었다.

“모든 가정 위탁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인연’”이라는 유 관장으로부터 전북가정위탁지원센터의 운영 방향과 도내 가정위탁의 실태 등을 들어봤다.

- 전북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으로 부임한 지 6개월이 됐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올해 1월부터 국제 구호개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이 전북가정위탁지원센터를 맡으면서 동시에 제가 관장으로 부임했습니다. 저희 센터는 아동의 생존과 보호, 발달을 온전히 누리는 세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가정위탁 지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아동복지전담기관으로 제게 주어진 임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가정위탁제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먼저 가정위탁제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2003년에 만들어진 제도가 14년이 지났습니다. 생면부지인 남의 아이를 맡는 일반위탁과 할머니·할아버지가 맡는 대리양육위탁, 고모·삼촌이 맡는 친인척위탁 등 3가지가 있습니다. 만 18세까지 아동을 위탁해 시설이나 그룹홈이 아닌 가정에서 자라도록 하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친자로 호적에 등록되는 입양 제도와는 다른 점이기도 합니다.”

- 전북지역 위탁 가정의 규모는 어떤가요.

“많은 수는 아닙니다. 도내에는 지난달 기준 총 607세대 803명의 위탁 가정이 있습니다. 유형별로는 일반위탁이 40세대 54명이고, 대리양육위탁 427세대 575명, 친인척위탁 140세대 174명입니다.”

- 위탁 아동들은 사연도 많을 것 같은데요.

“이혼이 가장 높습니다. 도내 위탁 아동 803명 중 344명은 부모의 이혼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외에도 사망과 별거·가출, 수감, 장애, 혼외출생, 학대·방임, 질병, 빈곤 등도 주된 위탁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 위탁 아동들의 가정위탁 신청과 발굴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지요.

“보통은 보호자나 가족들이 신청하는데, 마땅히 신청할 가족조차도 없다면, 주민센터에서 요보호 아동들의 사례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례가 접수되면 가정위탁지원센터는 현장을 방문해 가정환경을 조사한 뒤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아이를 키우고 싶은 가정과 연결을 해주고 있습니다.”

- 위탁 가정에 돌아가는 혜택이 적다고 들었습니다.

“제도가 생긴 지 14년이나 됐지만, 가장 뼈아픈 부분이 정부의 지원입니다. 위탁 아동들에게 전달되는 지원금인 양육보조금은 한 달에 15만 원입니다. 종결된 아동에게는 자립지원금 300만 원과 200만 원의 대학 진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센터에서는 심리치료와 친가정 위탁가정 지원 등을 하고 있습니다.”

- 별도의 지원은 없는지요.

“네 없습니다. 그나마 양육보조금이 지난해 12만 원에서 올해 15만 원으로 한 차례 인상되기는 했지만, 아동이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것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1인당 15만 원이 지원되고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학원 한두 개씩은 다니는데 위탁 가정 현장에서는 ‘정부의 지원금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 한다’는 불만이 적지 않게 나옵니다. 연령이나 상황에 따른 보조금 확대가 필요해 보입니다.”

- 도내에 조손가정이 많습니다. 모두 위탁 신청 대상이 되나요?

“일반적으로 맞벌이를 위한 조손가정은 해당이 되지 않지만, 생계가 어려운 가정들은 위탁 가정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손자·손녀를 키우시는 어른신들이 있지만, 아직 제도가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홍보 등을 강화해야 할 부분입니다.”

- 생면부지의 아동을 맡는 일반위탁을 결심하는 가정들은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도내 일반위탁 40세대를 보면 상당수는 종교적인 신념이 있는 분들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주로 위탁을 하고 계시는데요. 특히 위탁과 함께 입양도 하고 계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위탁을 하면서 입양을 결정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은 위탁 아동과 함께 생활하면서 ‘내가 장기적으로 힘든 아이를 키울 수 있을지’를 확인하고 점검하시는 거죠.”

- 직원들이 관리해야 할 위탁 가정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 직원이 10명인데 800여 명의 위탁가정을 관리하려니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관리 주체가 바뀌면서 새롭게 위탁가정의 관리 체계를 정립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올해 목표는 800여 가정을 모두 방문하는 건데 현재 250가정을 찾아갔고, 지금도 꾸준히 다니고 있습니다.”

- 위탁가정 현장을 방문해보면 어떤 느낌을 많이 받으십니까.

“가정마다 각자 다릅니다. 위탁 가정들은 모두가 비슷하게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새 가정을 찾아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각자 사정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접근 방식도 맞춤형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대 및 방임을 겪은 아동들은 심리치료를 해주고 있고, 건강이 좋지 않은 아동에게는 영양제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전문가정위탁을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특히 학대를 받은 아동들은 일반 위탁을 통해 생활을 하는데, 사실 일반 아동보다는 더 큰 관심이 필요합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이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제한적이죠. 그래서 가정에서 학대를 받는 아동들에게 심리치료 등을 제공할 수 있는 부모들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주로 직업이 교사나 사회복자사 등인 부모들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 힘든 일이 많겠지만 보람도 느끼실 것 같습니다.

“최근 예비 위탁 부모 가정을 직접 방문하다보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오곤 합니다. 다 자란 자녀들은 취직과 결혼으로 외지로 나가고, 남은 부모는 위탁 아이를 어떻게 키울 지 계획을 세우고 설명을 하는데, 꼼꼼하게 준비를 하고 있는 부모들에게는 감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위탁 아동을 위한 방을 꾸며 보여 준 가정도 있었는데, 우리 지역에도 마음이 따뜻한 천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향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올해 처음으로 ‘세이브더칠드런’이 가정위탁지원센터를 맡았습니다. 계약 기간 5년 동안 가정위탁지원센터 업무에 매진할 텐데, 중요한 것은 예비 부모들의 인력풀을 많이 확보하는 것입니다. 현재는 위탁 아동이 나타난 뒤 부모를 찾아 연결하는 방식이라 위탁 가정이 만들어지기까지 시간이 제법 소요되고 있습니다. 예비 부모들을 많이 확보한다면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빨리 연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유혜영 관장은] 21년간 사회복지 분야서 잔뼈 굵어

전북가정위탁지원센터 유혜영 관장은 전주 출신으로 우석대 아동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공부했다. 전주종합사회복지관과 국제 구호개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 호남지부 등 사회복지 분야에서 21년간 근무했다.

유 관장은 “현장에서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만나면 정말 긴박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은데 빨리 보호가 되지 않는 모습을 많이 목격한다”며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내가 아동을 위해 업무를 잘 처리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 다음 날 직원들을 모아 새롭게 회의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과 청소년에 지원되는 국가 예산이 적다”며 “앞으로 정부가 아동·청소년 정책과 관련해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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