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전홍철 교수의 “영상과 함께 하는 실크로드탐방” ⑩ 전북에서 만나는 중국문화 흔적] 전주 속 중국마을 '차이나타운'·삼국지 관우 모신 사당도
기고   |  desk@jjan.kr / 등록일 : 2017.06.15  / 최종수정 : 2017.07.20  16:59:42

“석도(石島:산동성의 섬)에서 닭이 울면 군산 앞바다에서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까운 이웃 중국. 대중 교역의 전초 기조로 새만금에 한중경협단지를 조성 중인 전북은 예로부터 중국과 경제문화 교류가 활발했다. 특히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이 되는 해이다.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간에 불협화음이 야기되고 있지만, 소중한 이웃 중국과의 유대감 강화와 한·중 문명교류의 역동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라북도 곳곳에 남아있는 중국문화의 흔적을 찾아간다.

△객사와 풍남문에서 만나는 차이나

   
▲ 객사 풍패지관.

전주의 상징물이자 대한민국의 보물인 객사(客舍). 객사에 걸려 있는 현판 ‘풍패지관(豊沛之館)’은 중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초서체로 휘갈겨 쓴 ‘풍패지관’은 중국의 친한파 서예가 주지번(朱之蕃)이 쓴 것이다. 풍패 또는 풍패지향(豊沛之鄕)이란 말은 황제의 고향을 말한다. 예전에 전주를 흔히 ‘풍패지향’이라 했는데, 이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고향 전주를 한나라 황제 유방(劉邦)의 고향 ‘풍패’와 연계시킨 것이다. 풍남문(豊南門)의 ‘풍’은 지금의 강소성 서주(徐州) 인근의 풍읍(豊邑)을 가리킨다. 현재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은 서문은 예전에 패서문(沛西門)이라 했는데, 여기서 ‘패’는 강소성 ‘패현(沛縣)을 의미한다. 주지번이 쓴 현판은 익산 왕궁면 망모당(望母堂)에도 걸려 있으며, 남원과 강릉 등 전국 여러 곳에 남아 있다.

△전주 차이나타운과 사합원(四合院)

전주 차이나타운은 전북 속 중국을 대표하는 곳이다. 현재 전주 차이나타운은 거리가 다소 한산하지만, 과거 화교(華僑)들이 가장 많을 때는 1000명이 넘었고, 화교 상인이 운영하는 중화요리집이 120곳이나 되었다. 전주 시내 곳곳에 화교들이 중화요리집을 열었고, 심지어 전주 중화요리 조합장을 화교가 한 적도 있었다. 현재 전북에는 화교가 300여 명 거주하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화교 전통가옥인 ‘사합원(四合院)’이 남아 있다. 요즘 ‘전주’하면 한옥마을을 떠올리지만, 전주에는 중국 마을도 있는 셈이다.

△삼국지의 영웅 ‘관우’와 관왕묘

   
▲ 전주 관왕묘 모습.

전주 남고산성에는 삼국지의 영웅 관우(關羽)를 모시는 ‘관성묘(關聖廟)’가 있다. 관우는 흔히 ‘무성(武聖)’이라 하는데, 무성에게 제례를 올리는 곳이 바로 관왕묘다. ‘관성묘’가 우리나라에 건립된 것은 임진왜란을 거치면서였다. 당시 지원군으로 온 명나라 군사들이 왜구와의 전쟁에서 관우 장군의 도움을 얻고자 했고, 군사들의 사기를 높이고자 왕의 명을 받들어 전국적으로 건립해 수호 신당으로 섬기게 되었다. 국악의 성지 남원에도 관왕묘가 있으며, 예전 전북에는 김제와 태안 등 여러 곳에 관왕묘가 있었으나 현재는 전주와 남원 두 곳에만 남아 있다.

△학문의 성인 ‘공자’와 향교(鄕校)

중국에는 무술의 성인 관우 외에 또 하나의 성인이 있다. 바로 문장과 학문의 성인 공자(孔子)이다. 공자는 문성(文聖)이라 하며, 중국 곳곳에 있는 문묘(文廟)는 공자를 섬기는 곳이다. 한국에도 문묘에 해당하는 장소가 전국 방방곡곡에 있으니 향교가 바로 그곳이다.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향교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향교로 6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대성전 안에는 공자상이 정 중앙에 모셔져 있고, 공자의 제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 그리고 우리나라 열여덟 명의 현자 위패가 함께 놓여 있다.

△부안에서 만나는 차이나

부안의 채석강(彩石江)과 적벽강(赤壁江)은 중국인이 매우 친근감을 느끼는 장소다. 채석강은 중국에도 있는데, 강소성 마안산시(馬鞍山市)에 있는 채석풍경구(采石磯風景區)가 바로 그곳이다. 채석강은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 이백(李白)과 깊은 관련이 있다. 중국의 시성(詩聖:시의 성인) 이태백이 뱃놀이를 하며 강물에 비친 달그림자를 잡으려다 물에 빠져 숨졌다는 곳이 바로 채석강이다. 부안의 적벽강 역시 중국 강 이름이다. 중국 송나라 때의 대문호 소동파(蘇東坡)가 우리나라 산수가 아름답다는 소문을 접하고 직접 우리나라를 찾아왔다가 이곳의 절경을 보고 마치 중국의 적벽강을 옮겨놓은 듯하다 하여 적벽강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완주에서 만나는 차이나

   
▲ 완주 명나라 장수 추수경 장군 묘역.

완주군 불명산에 있는 화암사(花巖寺)의 극락전은 중국 사찰의 전형적인 건축 기법인 하앙식(下昻式)으로 지어진 국내 유일의 목조 건축이다. 하앙식 구조란 서까래와 지붕 사이를 긴 목재로 받쳐 처마의 하중을 줄인 형태를 말하며, 중국에서 발전해 백제를 거쳐 일본에 전해졌다. 완주군 봉동에는 임진왜란 당시 다섯 아들과 함께 조선에 와서 왜군을 물리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명나라 장수 추수경(秋水鏡) 장군의 묘역이 있다. 추수경 장군처럼 임진왜란 때 큰 전공을 세운 후 귀화한 사람이 또 있으니 바로 천만리 장군이다. 남원 환봉서원은 명나라 원병으로 조선에 와서 영양(穎陽) 천씨(千氏)의 중시조가 된 천만리 장군을 기리는 사당이다.

△정읍 무성서원(武城書院)의 하우전(夏禹傳)

   
▲ 무성서원 하우전 현판.

정읍(井邑)의 무성서원은 최치원의 덕행과 학문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서원이다. 최치원은 중국에서도 높이 존경받아 ‘당송 100대 시인’의 반열에 오른 대문장가로 고려 현종 때 문창(文昌)이란 시호가 내려졌다. 중국 강소성 양주(揚州)에는 최치원기념관과 함께 시내 한복판에 최치원의 시호를 뜻하는 문창각(文昌閣)이 세워져 있다. 그런데 무성서원 강수재에 기둥에는 대단히 특이한 글씨체의 주련이 걸려 있다. 소위 하나라 우임금의 글씨체인 ‘하우전(夏禹傳)’이다. 하우전은 장수 심원정에도 남아 있다.
 

   
▲ 중국 양주 최치원 기념관.

△한중 관계,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신뢰 회복해야!

2016년 한국은 중국 수입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며, 중화권 국가를 제외하면 대중국 직접투자액이 가장 많은 나라이다. 최근 한중 관계는 사드 문제로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지만, 양국의 오랜 관계를 보여주는 문화유적에 대한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대외 교류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잠재우거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전북 속에 남아있는 중국 문화유적을 찾아 나선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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