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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자 이근영·이준호 부부 "전주 집중된 문화 인력·사업 분산돼야"인문강좌 '전라북도 잡학다식' 첫 강연 / 전문 인력들 타 시·군으로 가면 시너지 낼 것 / 문화재단 설립·자치단체 행정 지원도 필요
김보현 기자  |  kbh768@jjan.kr / 등록일 : 2017.06.18  / 최종수정 : 2017.06.18  21:00:19
   
▲ 지난 15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인문강좌 ‘전라북도 잡학다식’의 강연자로 나선 이준호씨와(왼쪽) 이근영 씨.
 

군산의 식당 ‘밥하지마’에서 매일 국밥 100그릇을 푸던 이근영 씨가 오랜만에 앞치마를 벗고 단상 앞에 앉았다. 15일 인문강좌 ‘전라북도 잡학다식’이 열린 최명희문학관에서 ‘국밥집 문화 기획자’가 꺼낸 첫 마디는 “자신의 몸에 대해 얼만큼 알고계십니까”였다.

20여 년간 전주시립극단 단무장, 제17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정책보좌관 등으로 활동했던 이 씨는 1년 6개월 전 무리한 활동 탓인지 건강에 악신호가 찾아왔다. 건강과 가족 상황 등을 고려해 군산으로 귀향했다. 새로 시작한 일은 뜻밖에도 밥집이었다. 낯선 일을 하며 익숙함에 가려져 있던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됐다.

이 씨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일 많은 사람과 마주하면서 내가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제가 경력증명서만 열 두개거든요. 그땐 잦은 이직이 사회구조와 예산 탓이라고 여겼는데 식당을 하면서 근본적인 원인인 내 성향을 깨닫게 됐죠. 내 약점을 인정하고 나니 신기하게 몸도 견딜만해졌어요. 억누르고 있던 게 풀린 거죠.”

남편이자 동료 문화기획자인 이준호 씨가 후반부 공동 강연자로 나서면서 이야기는 지역 문화 현장으로 흘러갔다.

이근영 씨는 전북 문화 인력·사업이 전주에서 타 시·군으로 분산되고 시·군간 네트워크가 촘촘해져, 문화권이 넓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문화가 중앙에 집중돼 있다고 하는데, 전주가 ‘전북의 서울’과 다름없다”면서 “전주는 인력이 포화상태라 능력이 있어도 더 능력 있는 사람 덕에 빛을 못 보는데 이들이 다른 시·군으로 가면 얼마든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넓고 탄탄해진 문화권은 ‘전주(또는 전북)발 문화 분권의 토대가 된다. 이들은 “문화체육관광부 등 중앙 부처가 너무 거대해졌다”면서 “이번 정부에서 문화 분권은 반드시 있어야 하고 자원이 풍부한 전주(또는 전북)이 주도하는 형식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 자치단체 행정 지원도 뒷받침 돼야 한다. 전주 외 나머지 시·군은 새로운 사람을 받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게 할 기본 구조가 미약한 실정이라는 것. 전주·익산·완주를 제외하고 공적 사업을 끌어올 수 있는 문화재단도 없다. 지역문화진흥법에 의해 문화재단 설립은 필수고, 문화 전문 인력이 한 명만 있어도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사)문화연구 창(대표 최기우)이 기획한 인문강좌 ‘잡학다식’은 9월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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