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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불편한 진실
  • 김원용
  • 승인 2017.06.28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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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와 체결한 새만금투자 MOU 서류에 ‘삼성’이 주체로 되어 있는 데, 삼성은 법인격이 없는 브랜드다. 상장법인의 경우 중요한 투자사항 등에 대해서 반드시 그 내용을 공시하도록 되어 있는 데, 삼성이 수십조원을 투자한다면서 공시를 하지 않았다. MOU문서의 겉표지에 70~80년대에 사용되던 한자로 삼성이라고 쓰인 로고가 새겨져있다. 전북도나 총리실에서 만들다보니 과거 한자를 쓰던 삼성 마크를 집어넣은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

지난 2월부터 삼성의 새만금투자 MOU 관련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 전북도의회 특위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삼성의 새만금투자 양해각서 2개월여 뒤 오은미 당시 도의원이 질의했던 내용이다.

오 전 의원뿐 아니라 당시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삼성의 새만금투자 MOU가 LH의 경남 이전을 위한 전북 민심용으로 의심했다. 그 때도 ‘빅딜설’이 정치 쟁점이 됐다. 그러나 김완주 당시 도지사는 빅딜설 등으로 삼성그룹의 새만금지구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무산될 경우 우리 아들딸들에게 많은 죄를 짓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그룹은 투자협약을 법률적 의무보다 센 도덕적 의무로 보고 있어 정치적으로만 보지 않으면 계획대로 들어온다고도 했다.

그 후 6년이 지났으나 도돌이표다. 도의회는 진상규명을 한다고 특위를 구성했으나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김 전 지사를 증언대에 세우면 새만금MOU의 실상이 금세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김 전 지사에게 오히려 면죄부만 준 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 전 지사는 특위에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 호기를 잡았으니 포기하지 않고 삼성의 마음을 얻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훈수까지 뒀다.

김 전 지사는 과연 LH와 상관없이 삼성의 투자를 진정으로 믿었을까. “LH 본사를 껴안고 죽을지언정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삭발투쟁까지 나섰던 김 전 지사가 최소한 불투명한 MOU 앞에 무릎을 꿇었을 리 없다고 본다. 당시 정부는 전북의 성난 민심을 가라앉힐 먹잇감이 필요했을 터다. 삼성은 그 먹잇감이었다. 삼성이 투자한다는 데 도지사로서 거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얼마든지 도백의 ‘선의’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무총리실과 삼성에 의해 도정이 농락당했다면 도백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 전 지사가 지금도 삼성의 진정성을 믿는다면 너무 순진하다. 책임을 면하기 위한 변명이라면 더 무책임하다. 삼성은 이미 새만금MOU를 백지화시켰다. 빅딜이 맞다고 하든지, 정부와 삼성에게 속았다고 하든지 둘 중 하나여야 지금의 퍼즐을 맞출 수 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아직은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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