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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사전
백과사전
  • 김은정
  • 승인 2017.07.2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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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사전을 사전의 설명으로 보자면 ‘일반 사전과는 달리 인간 문화, 사회생활. 학예 전반에 관한 사항을 통합 분석하고 정리해 해설한 사전’이다. 백과사전의 기원은 고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시대의 박물학자인 플리니우스의 대저작 <박물지>가 그것이다. 총 37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고대세계의 천문 지리 인문 자연학 등 다방면에 걸친 지식을 집대성 한 것으로 고대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문헌으로 평가 받는다.

현대적 백과사전의 시작은 1728년 프레임 체임버스가 내놓은 두 권짜리 <백과사전>이다. 이 백과사전은 이후 프랑스어로 번역되면서 달랑베르나 디드로와 같은 프랑스 계몽주의시대 학자들의 주목을 받아 프랑스의 <백과전서>를 만들어내는 기반이 되었다. 특히 디드로는 이 <백과전서>의 편찬에 평생을 바쳤는데, 사전의 집필과 간행에 참여한 계몽사상가들과 함께 백과전서파를 형성해 18세기 후반의 혁명사상을 성숙시켰으며 이들의 활동은 결국 프랑스 혁명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백과사전식의 저서를 편찬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던 시기가 있었다. 조선시대 실학자들이 학풍의 일면으로 주도했던 작업이다.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안정복의 <잡동산이>, 이수광의 <지봉유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등이 일종의 백과사전으로 분류될 수 있는 저서들이다.

그렇다면 백과사전 편찬 작업이 오늘에도 이어졌을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출판인이자 여러권 책을 펴낸 저자이기도 한 서해문집의 김흥식 대표는 우리나라의 백과사전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최근 한 강연에서도 그는 변변한 백과사전 하나 갖지 못한 우리의 현실을 개탄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백과사전이란 이름을 달고 나온 것은 1980년의 동아백과사전이 처음이다. 뒤를 이어 브리태니커 한국판 백과사전이 나왔지만 내용을 보면 온전히 우리 것이라 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민족문화백과사전이 있긴 하지만 그것 또한 민족문화를 중심으로 다룬 것이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대한민국의 모든 문명을 제대로 기록한 백과사전을 우리는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백과사전은 단순히 객관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을 바라보는 시각과 삶과 지식의 보고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백과사전은 그 내용도 미흡하거니와 20년 전쯤 발간이 중단된 이후 더 이상 개정판이나 증보판을 만날 수 없다.

한나라 문명의 집합체랄 수 있는 백과사전을 갖지 못한 나라는 불행하다. 대한민국의 문명과 그 흔적을 제대로 기록한 백과사전의 존재가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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