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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쥐 근성
들쥐 근성
  • 위병기
  • 승인 2017.07.25 23: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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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유행하는 단어가 ‘들쥐’또는 ‘들쥐근성’이다. 물난리가 난 상태에서 유럽 연수를 떠났다가 비판에 직면한 충북 도의원이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외유를 비판하는 여론을 향해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면서 비롯됐다. 그가 말한 레밍(lemming)은 흔히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는 설치류로, 우두머리 쥐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맹목적인 집단행동을 부정적으로 표현할 때 주로 쓰는데, 최근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순위에 ‘김학철’, ‘레밍’이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그가 일부 언론을 들쥐라고 했는지, 아니면 일부 국민이나 사회집단에 대해 들쥐라고 했는지 속내는 알길이 없지만 차라리 아무말 말고 “죄송하다”고 했으면 여론이 이렇게까지 악화되진 않았을 것이다. 주민들 눈에는 “물난리를 만난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어도 해외연수 예산을 쓰지못하면 당장 큰일이라도 날것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는 지방의원들이 들쥐”라고 여길법하다.

충북에서 있었던 일이고 우리와 상관없다고 할 일이 아니다. 도내 도의회나 시군의회에서 지역민의 아픔을 외면한채 우르르 해외에 몰려다니거나, 혈세를 가지고 장난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각종 공연이나 체육대회때 무료티켓으로 우르르 떼지어 몰려다니는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이런 현상이 바로 주민들 눈에는 들쥐근성으로 보인다.

화제는 다르지만 충북도의원 보다 한세대 전에 들쥐근성을 거론한 이가 있다. 10·26에 이은 12·12사태로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가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르자 주한미군사령관이었던 존 위컴은 1980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은 레밍과 같아서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다”고 말해 큰 설화에 휩싸인 바 있다. 신군부가 등장하자 언론들이 알아서 기는 식으로 전두환 장군을 적극 미화하고 국민들도 살아있는 권력에 순응하는 꼴을 보고 한 말이었다. 당시 그는 “한국인은 들쥐 같다. 그들은 누가 지도자가 되든지 간에 따라간다.또 그 지도자가 어떤 인물인지 불문하고 따라 간다”고 지적했다.

국민 자존심을 건드린 그의 표현에 울화가 치밀었으나, 한쪽에선 일개 소장에 불과한 사람(전두환 보안사령관)이 한 나라의 권력을 마음대로 유린해도 용인되는 현실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했다.

위컴이 한국인을 들쥐근성 운운했지만 이후 역사를 보면 그의 말은 옳지 않았다.

신군부의 집권은 5·18 광주민주항쟁으로 대표되는 엄청난 시민들의 저항에 직면했고, 결국 수 많은 땀과 피, 그리고 시간이 걸렸지만 민주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들쥐를 거론해 큰 코 다친 2인의 행보가 참 묘하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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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구 2017-07-25 08:59:40
홍수는 홍수고 원래 계획에 있었으면 가는거지 그 사람이 있다고 뭐 달라질게 있냐 오바마도 루이지애나 홍수때 휴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