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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요, 부안여고… 이번 일 잊혀지지 않길 바라"
"힘내요, 부안여고… 이번 일 잊혀지지 않길 바라"
  • 남승현
  • 승인 2017.08.04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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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여고 인권 동아리, 대자보 붙이고 위로 / 고발 학생에 편지 "모임 만들어 의견 모으자" / 시민단체 "어른들이 부끄러움 먼저 느껴야"
▲ 이리여자고등학교 인권동아리 ‘마중물’ 학생들이 부안여고 정문 주변에 붙인 대자보.

“부안여고의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 일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익산에서 학생 인권을 공부하는 여고생들이 방학식날 부안여고를 찾아 정문에 위로의 대자보를 붙이고 편지를 전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이리여자고등학교 인권동아리 ‘마중물’ 학생 12명이었다.

이리여고 2학년 김주은 양(17)과 고영주 지도교사(42)는 ‘부안여고 대책위’ 관계자와 함께 지난달 24일 부안여고를 찾았다. 이들은 이날 방학식을 마치고 학교에서 귀가하는 부안여고생들을 위해 정문 주변에 손으로 쓴 대자보 5장을 붙였다.

학생들은 ‘부안여고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적은 대자보에서 “얼마 전 부안여고의 일을 뉴스로 접하고, 인권동아리로서, 학생으로서, 인간으로서 분노했습니다. 한 교사의 폭행과 성추행은 당연히 큰 문제이지만, 더 많은 교사도 이와 같은 일을 저질렀다는 말에 더욱 놀랐습니다”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수년간 이어져 온 폭력을 고발한 학생들에게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며 묵인하고 오히려 침묵을 강요한 것은 엄연히 학생들의 인권을 유린한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주은 양은 이 문제를 고발한 부안여고 학생을 만나 손편지를 전달했다.

김 양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리여고에서는 휴대전화 소지와 염색 규정을 두고 교사와 학생간 갈등이 있었지만, 공청회를 하는 등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며 “지난 달 인권동아리에서는 부안여고 사태에 대해 깊이 토론했고, 학생들을 직접 만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용기를 가지고 문제를 세상에 공개한 부안여고 학생들에게 감사함을 전했고, 앞으로 어떻게 학교 문제를 바꿀 수 있을지 의논했다”며 “전북을 비롯해 전국의 학생들이 학교의 문제를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도 고민했다”고 말했다.

고영주 지도교사는 “일주일에 3번 점심시간에 인권동아리 학생들이 모여 학교 교칙과 학생 인권 등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을 한다”며 “최근 논란이 된 부안여고 문제를 두고 학생들이 모여 고민을 했고, 지혜를 모아 행동으로 옮긴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여성단체연합 노현정 정책실장은 “ ‘침묵의 카르텔’을 깨지 않은 부안여고 교사와 달리 용기를 낸 부안여고·이리여고 학생들의 모습은 깊은 울림을 준다”며 “이들의 대견함을 칭찬하는 것보다 우리 어른들이 부끄러움을 먼저 느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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