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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앤 라이드! 익산 스테이션 영화제
키스 앤 라이드! 익산 스테이션 영화제
  • 기고
  • 승인 2017.08.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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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레일로 연결된 도시 / 스테이션영화제 선점해 / 전국에 도시 브랜드 홍보
▲ 신귀백 영화평론가

지자체마다 수많은 영화제를 연다. 벚꽃엔딩 무렵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는 관객 충성도가 최고다. 자유·독립에서 ‘표현의 해방구’라는 컨셉을 밀어붙이고 있다. 무엇보다 전주 양반들이 그 어려운 영화제를 잘 참고 지켜 주었다.

무주산골영화제는 짧은 시간 안에 자리를 잡았다. 숙박시설도 부족하지만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찾아온다. 텐트치고 영화를 본 후 내년에도 오겠다, 맛있다, 아름답다고 액션을 크게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휴양이라는 컨셉이 통했다.

전북독립영화제는 전국에서 수많은 작품들이 출품된다. 정읍에서는 실버영화제가 열리고 또 다른 곳에서 여성영화제를 비롯한 골방영화제까지 열린다.

8월 31일에 문을 여는 ‘국제무형문화유산 영상축제’에서는 국제경쟁을 도입했는데 천 편이 넘는 작품들이 몰려들었다. 작품의 퀄리티만 놓고 따지기에는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아카이브를 어떻게 정리할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영화제 전성시대다. 프로그래머들의 혜안과 적은 돈으로 알차게 치러내는 일당백의 숙련된 영화제 전문 병력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모든 영화제는 좋은가? 그렇다. 그러면 문제는 뭔가? 문제는 다시 컨셉이다. 도시의 정체성과 맞물려야 성공한다. 군산이나 부안에서는 해양과 어드벤처의 영화제가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익산은? 익산은 호남의 관문 아닌가? 익산은 100년 넘은 철도도시다. 신익희 선생이 돌아가신 ‘비내리는 호남선’과 나훈아의 ‘고향역’도 익산 것이다. 1977년 11월 11일 이리역 폭발사고는 안타까운 역사다. 그래서 세계적인 영화감독 재중동포 장률은 <이리>라는 영화를 만들지 않았던가?

익산은 레일로 연결된 도시다. 거대한 역사(驛舍)를 갖춘 도시다. 키스 앤 라이드! 그 역사를 통해 연간 오백만 명이 익산역 플랫폼에서 기차를 탄다. 안전하고 편안한 열차로 움직이는 시대가 다시 온 것이다. 서울이 67분밖에 안 걸린다.

세계 최초의 영화는 1895년 프랑스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열차의 도착> 아니던가. 죽이는 컨셉이다. 제1회 익산역영화제의 캐치프레이즈가 될 수 있다. 열차와 역에 대한 추억과 낭만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런데 아직 대한민국에 철도나 역에 대한 영화제가 없다. 그러니 ‘스테이션 영화제’가 가능한 도시가 익산이다.

또 극장을 지어야 하나? 새로 짓는 것은 하지 말자. 익산 역 자체가 랜드마크다. 영화제를 크고 길게 하지 말자. 서울에서 오는 열차 자체에 스크린을 설치한다. 운행시간이 짧으면 역 공간에서 후반전을 상영하면 된다. 역 광장이 넓다. 광장에서 영화를 상영하면? 서동시장과 중앙동 문화예술의 거리에서는 공연과 볼거리를 제공하면 된다. 원도심 재생사업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영화제는 개방성을 가진 익산이 전국에 도시 브랜드를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코레일과 지역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최고의 전문가가 지금부터 팀을 꾸려도 일 년 더 걸린다.

하나 더, 다른 도시에서 철도 혹은 스테이션 영화제를 먼저 하면 익산은 철도박물관도 놓치고 영화제도 놓친다. 굴뚝산업은 싫고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응답하라. 호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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