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오목대
서점과 책방
김은정 기자  |  kimej@jjan.kr / 등록일 : 2017.09.14  / 최종수정 : 2017.09.14  22:32:15
   
지인으로부터 책 한권을 선물 받았다. 우선 제목에 이끌렸다. <책의 역습>. 표지에는 ‘책의 미래는 밝다’는 부제를 더했다. 이 책을 쓴 이는 일본인 북 코디네이터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란 일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2개월 만에 그만두고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2003년에는 인터넷 헌책 서점을 설립했으며, 줄곧 책과 관련된 곳의 요청으로 북 코디네이터와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책과 관련된 일을 10여년 해오면서 그가 내린 결론이 책의 미래가 밝다는 것이란다. 물론 이 책을 쓴 바탕이기도 하겠다.

선뜻 마음을 끄는 분석이 있다. ‘서점은 줄어도 책방은 늘어난다.’

사실 서점의 몰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몇몇 대형서점이 새로운 역할로 서점의 기능을 더해가고 있긴 하지만 지역에서 서점이 사라진 것은 더 이상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 지역만도 얼마나 많은 서점들이 경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문을 닫고 말았는가. 우리에게 지식과 정보의 바다를 선사했던, 철학과 사상의 넓고 깊은 세계를 경험하게 했던 아름다웠던 작은 서점들 역시 그 이름을 지운지 오래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서점은 줄어도 책방은 늘어난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서점과 책방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 저자는 책을 파는 서점이 하루 평균 한 개의 속도로 동네에서 사라지고 있으며 앞으로 감소하겠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넓은 의미의 책에 관한 일, 그것을 새삼스레 ‘책방’으로 부른다면 ‘책방’은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서점은 책이라는 상품을 취급하여 진열해놓은 공간, 넓으면 넓을수록 좋고 입지도 단순명쾌한 쪽이 좋으며 서비스의 질을 점점 향상해가고 있는’ 곳으로, ‘책방은 그런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며 ‘매개자’로 규정한다. 공간으로서의 ‘서점’과 그것을 포함한 더 큰 개념으로서의 ‘책방’의 분류는 흥미롭다.

그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책의 확장’을 실감케 하는 환경의 변화가 있다. 이른바 ‘동네책방’이란 이름으로 문을 여는 작은 공간들이다. 이곳에서는 책만 파는 것이 아니라 책과 관련된 문화 활동과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엮어 판다. 맥주와 커피와 차가 있고, 공연과 전시가 한 공간에서 숨 쉰다.

책을 통로로 한 새로운 공간의 등장은 이 책의 제목처럼 이 시대에 ‘책의 역습’이 가능한 것임을 알려준다. 둘러보면 대학가의 골목길 한편에, 주택가의 구석에, 도시의 한 귀퉁이에 살짝 문을 연 ‘동네 책방’들이 적지 않다. 추세로 보자면 얼마간 이 작은 책방들이 늘어날 것 같다. 이들이 부디 경영의 수렁에 빠지지 않고 당당히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독자들의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 저작권자 © 전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김은정 기자 다른기사 보기    <최근기사순 / 인기기사순>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오피니언
만평
[전북일보 만평] 흔들기
[뉴스와 인물]
취임 한달 김규일 전주기상지청장

취임 한달 김규일 전주기상지청장 "전북, 지진 안전지대 아냐…관측소 5개 신설 등 대책 수립 노력"

[이 사람의 풍경]
이탈리아 베로나 축제 '아이다' 주역 소프라노 임세경

이탈리아 베로나 축제 '아이다' 주역 소프라노 임세경 "세월 갈수록 더 빛나는 가수로 롱런하는 게 꿈이죠"

전북일보 연재

[이미정의 행복 생활 재테크]

·  내게 맞는 펀드 선택 방법

[최영렬의 알기쉬운 세무상담]

·  상장주식은 1%면 대주주로 과세

[이상호의 부동산 톡톡정보]

·  상가 투자, 임대수입 기준으로 회귀중

[이상청의 경매포인트]

·  김제 신풍동 주택, 김제고 남동측 인근 위치

[김용식의 클릭 주식시황]

·  코스닥 강세 지속 여부 관건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고충처리인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이메일무단수집거부현재 네이버에서 제공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54931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18(금암동)  |  대표전화 : 063)250-5500  |  팩스 : 063)250-5550, 80, 90
등록번호 : 전북 아 00005  |  발행인 : 서창훈  |  편집인 : 윤석정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김재호
Copyright © 1999 전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sk@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