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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칼럼
학교가 죽어가고 있다교권과 학생 인권은 / 상충되는 게 아니라 / 함께해야 할 가치다
기고   |  desk@jjan.kr / 등록일 : 2017.09.14  / 최종수정 : 2017.09.14  22:32:15
   
▲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요즈음 선생님들은 다는 아니지만 대부분 도시학교를 기피하고 있다. 농촌학교, 그중에서도 전주권에 인접한 농촌 소규모 학교를 선호한다. 과거의 농촌학교는 승진대상 교사와 의견 제시가 어려운 초임교사들의 독무대였다. 이때의 농촌학교 교사는 관사, 자취, 하숙을 해야 해서 기피했다. 이러한 현상이 20여 년 사이에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농촌의 신규, 젊은 교사, 도시의 경력교사 틀이 무너진 것이다. 이제 농촌 근무 우대 정책은 일부 도서와 오지 학교를 제외하고 폐지되어야 한다. 도시학교는 학생들이 기가 세고 학부모 의견이 많고 지나친 관심과 개입으로 교사가 소신과 양심에 기반을 둔 교육을 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툭하면 교육당국에 민원을 제기하여 교사를 위축시키고 학부모들의 개입과 항의가 의견을 넘어 폭언과 극단적인 폭력으로까지 다가올 때가 많다 한다. 교사 당 학생 수도 많아 한마디로 소위 3D 란다. 교육당국은 객관성보다는 민원인의 편에 입각해 깊숙이 교사들을 옥죈다. 교사단체는 이미 일부 가입자들 스스로 “민원이나 사고 발생 시에 보험용이나 방패막이를 위해 가입한다”는 자조 섞인 푸념도 들린다. 소신과 열정으로 교육하는 평범한 교사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자신을 가두고 열정을 접으며 평안을 추구하는 교사들이 급속히 늘고 있는 현실은 암울한 미래 교육 현실을 예언한다. 열정 있는 평범한 교사, 권리와 본분을 지키는 학생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목소리 큰 교사, 이익과 출세를 추구하는 교사, 줄 서기에 능한 교사들이 늘고 있다. 일부 목소리 큰 학부모, 미성숙한 행동이나 일탈하는 학생들의 놀이터가 되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 학교가 죽어가고 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과 교사다. 여기에 학부모가 있고 지역사회가 존재한다.

학교는 미래의 인재를 교육하는 곳이기에 특수한 지위를 부여하고 사회로부터 존중되었다. 하지만 사회가 변화하며 천민성이 강화되면서 점점 일반 사회의 축소판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요즈음 논란이 되고 있는 학생 인권과 교권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민주주의 훈련이 덜 되었고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유제로 교권은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고 부모와 마찬가지로 학생에게 군림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일제 강점기의 무신 통치와 해방 후 군부정권은 계급과 폭력에 근거한 통치 행위를 그대로 학교에 이식시킨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사회가 서서히 민주화되면서 학생 인권의 중요성이 부각되었고 학교 틀 안에서 최소한의 인간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교사와 사회 일각에서는 마치 학생 인권이 교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일부 학생의 일탈과 방종은 학생 인권의 문제가 아니라 준비되지 못한 학생들의 미성숙한 행동이다. 금권과 권력에 취한 일부 몰지각한 학부모들이 학교공동체를 폭언과 폭력으로 굴복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일부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교권을 자신의 허물과 이익을 지키는 무기로 둔갑시켜 출세나 자신의 안일에 이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민주주의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이들은 학교 공동체를 파괴하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모습으로 다가오게 된다. 교권과 학생 인권은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루고 함께해야 할 가치다. 학교 공동체의 주인인 교사와 학생이 자신들의 권리는 스스로 지키고 보듬어 안아야 한다. 이미 당국은 더욱 강한 법으로 교사와 학생을 옥죄려 하고 있다. 서로 신뢰하지 못하면 강의실에도 CCTV와 녹음기를 설치하자는 학부모와 사회를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학교는 학원이 아니다. 더 이상 학교를 당국과 몰지각한 일부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보통의 평범한 교사와 학생들이 합심하여 스스로 떨쳐 일어나 학교공동체를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치외법권까지는 아니더라도 학교공동체의 운명과 할동은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교사와 학생 모두 존중받는 학교공동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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