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새 아침을 여는 시
저만치 거리를 두고 - 송하선
기고   |  desk@jjan.kr / 등록일 : 2017.09.17  / 최종수정 : 2017.09.17  22:46:49
산을 아름답게 보려거든

저만치 거리를 두고 바라보라

사람도 아름답게 보려거든

저만치 거리를 두고 바라보라

산속 깊이 들여다보면

살생과 약탈, 반항과 분노

약육강식의 속살이 보이나니,

사람 속 깊이깊이 들여다보면

모함과 증오, 가식과 허위

환멸스런 속살이 보이나니,

너무 가까이 다가서지 말라.

너무 멀리 도망치지 말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아야

그대 아름다움이

그대로 아름답게 보이리라.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다. 저만치의 거리는 얼마큼일까? 일주일에 한 번 밥 먹는 사이는 너무 가까울 것이고 해가 바뀌도록 전화 한 통화 없는 사이는 너무 멀다. 한 달에 한 번 안부 나누는 사이 역시 너무 도식적이다. 불현듯 보고 싶은 사이, 딱 그만큼의 정이면 되겠다. 풀과 씨름해야 하는 전원생활보다 한 발 떨어져 그림 같은 집에 들어가 사는 꿈을 꾸는 그만큼의 거리가 더 행복할 듯하다. 그 거리가 가슴 설레는 거리다. 가슴과 가슴이 나누는 교신이 아예 끊기지 않는 거리가 적당한 거리다. ·김제 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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