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10-23 12:05 (수)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자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자
  • 기고
  • 승인 2017.09.28 2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 사기 북돋워줘야 / 창업 활성화·국부 창출 / 자연스레 일자리 생겨
▲ 김호열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중학시절 아일랜드 민요 ‘아, 목동아(Danny boy)’를 배울 때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인해 아일랜드는 동화 속의 나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12세기부터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는 19세기 중엽 서민의 주식인 감자 흉년으로 인구 820만명 중 110만명 이상이 굶어죽고 살기 위해 100만명 이상이 미국 등지로 이민을 떠날 만큼 가난한 나라였다. 케네디 대통령도 이때 가난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아일랜드 이민자의 후예다.

이렇듯 가난했던 아일랜드에 1990년 로빈슨이라는 새 대통령이 취임하였다. 그는 법인세를 47%에서 12.5%로 내리고 기업규제를 과감하게 완화 또는 철폐했다. 그리고 파업 자제와 노동 유연성 등을 주요골자로 노동개혁을 단행했다. 그러자 IBM, Intel, Microsoft, Oracle 등 세계적 기업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2002년의 경우 1094개나 되는 외국기업들이 아일랜드에 진출해 13만 명의 고용을 창출했고, 아일랜드 수출의 5분의 4, GDP의 4분의 1을 이끌어냈다. 1990년 1만 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국민소득이 1998년에는 2만 달러, 2003년에는 3만 달러, 다시 2년 후인 2005년에는 4만 달러를 넘어섰다. 작년에는 6만5871 달러로 세계 6위의 부자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국제통화기금이 발표한 작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7632 달러였다. 2007년 2만 달러에 진입한 이후 지금까지 2만 달러 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가는 데 스위스는 2년, 룩셈부르크 3년, 노르웨이·호주·독일·일본은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성장이 지지부진하니까 일자리도 늘어나지 않는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올해 8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반 토막이 났다고 한다. 청년실업률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라고 한다. 취업준비생의 78.5%가 새정부 출범 이후 청년일자리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거나 악화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9월19일자 동아).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주된 원인은 반기업 정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초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5.1%가 기업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30대의 반기업 정서는 70.3%였고, 20대와 40대도 60%를 넘어섰다. 정치권과 정부 그리고 사법부 모두가 기업에 대해 호의적이 아니다. 여기에 미디어들도 그런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기업인을 적대시하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기업이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창출되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반기업 정서 때문에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와 노조의 불법파업 그리고 노동시장의 경직성도 개선될 줄 모른다. 작년 OECD는 ‘한국경제보고서 2016’을 발표하면서 노동력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국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비정규직과 양극화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기업이다.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면서 기업의 사기를 북돋워 주어야 한다. 그래서 창업이 활성화되고 기업이 5대양 6대주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국부를 창출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도록 해야 한다.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자. 그러면 세금을 퍼부어 공공일자리를 무리하게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일자리는 생기기 마련이다. 아일랜드도 했는데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