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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은 국제정세를 모르는 얘기미국 정치인들 만나보니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관심 자체가 없어 보였다
기고   |  desk@jjan.kr / 등록일 : 2017.10.11  / 최종수정 : 2017.10.11  23:11:57
   
▲ 이석현 국회의원
열흘이라는 역대 최장의 연휴, 한반도 안전이 염려되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북핵위기 해법 모색을 위한 의원외교단의 일원으로 워싱턴에 간 것이다.

나를 포함한 4명의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은 지난 10일 1일부터 6일까지 미국 현지에서 북핵 문제에 관해 영향력 있는 핵심 인사 30여명과 14차례에 걸쳐 면담과 간담회를 가졌다. 익숙한 이름의 버시바우 전 대사, 토머스 섀넌 국무부 차관, 존 틸레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조 윌슨 미하원 군사위원회 소위원장,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테드 요호 하원 아태소위원장 등 30여명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한결같았다. 우리와 그들의 의견은 다르지 않았다. 한반도에 절대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선제타격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한국의 우려를 전했다. 깔끔한 답변이 돌아왔다. 한마디로“Good cop, Bad cop”. 직역하자면 “좋은 경찰과 나쁜 경찰”, 우리식 표현은 “채찍과 당근”이다.

독자들도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북정책에 있어 엇박자가 난다는 보도를 기억할 것이다. 심지어 불화설까지 있었다. 이것은 일종의 협상용 역할분담이라는 것이다. 북한을 협상으로 이끌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쁜 경찰, 틸러슨 장관은 좋은 경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들은 한국을 미국처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을 지키는 것은 곧 미국을 지키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이 한국을 지키지 못한다면, 일본과 유럽의 동맹국들이 미국을 어떻게 보겠느냐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도 상당히 훼손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북한에 선제공격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최고 결정권자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대통령을 뺀 나머지 정관계 인사들과 그들이 포함된 미국의 정치 시스템은 신중한 태도였기 때문이다.

우리의 의견이 일치한 것은 또 있다. 한반도의 전술핵 배치는 불가하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미국 핵심인사들을 만나 전술핵 배치를 주장했고, 그 당시 국무성 간부들이 반대를 표했다고 알려졌다.

솔직히 같은 나라의 국회의원들이 당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을 미국이 어떻게 볼 것인지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혹시 찬성하는 사람을 만나면 설득할 논리를 찾기 위해 자료도 검토하고, 전문가들의 조언도 구했다.

그런데 전술핵 배치에 대해 찬성의 목소리는 전혀 없었다. 그리고 반대의 의견도 듣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에게는 처음부터 한반도 전술핵 배치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고, 따라서 이 문제에 관심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괜한 걱정을 한 것이다.

미국이 한반도 전술핵에 관심도 두지 않는 이유가 있다. 1991년 철거한 전술핵을 재배치하면 북한핵을 폐기시킬 명분을 잃고, 일본이나 대만에는 핵무장의 구실을 준다. 공포로 공포를 해소하지 못한다. 한반도에서 공포 대 공포가 대결하는 구조로는 오히려 공포가 증폭될 뿐이다. 우리는 이왕에 미국으로부터 핵우산을 제공받고 있다.

한반도 전술핵 배치는 듣는 쪽 귀만 피곤한 주장이다. 정세를 제대로 알고도 주장한다면 안보로 장사를 하는 것이고, 그 반대라면 정세파악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곧 미국에 간다고 한다. 미국의 귀가 또 피곤하게 생겼다. 안타깝다. 홍대표에게 당부한다. 이번에 미국을 가면, 분위기 파악을 제대로 하고 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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