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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소리축제 - ④터키 민속음악·유지숙 서도민요] 삶의 희로애락 담긴 토속적 선율터기 야일라 지대 목동들, 해외 첫 나들이…큰 울림 / 생소한 북한민요 호응 커
문민주 기자  |  moonming@jjan.kr / 등록일 : 2017.10.12  / 최종수정 : 2017.10.12  22:17:24
   
▲ 신경아 전 프랑스문화원 홍보담당관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이 더블빌 공연인데 특정 악기나 장르, 소재 등에서 공통점이 있는 서로 다른 음악을 비교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라인업 가운데 <터키 야일라민속음악과 유지숙의 서도토속민요>가 눈길을 끌었는데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선 드물게 토속음악을 무대에 올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터키의 야일라지대는 유목민들이 가축과 함께 올라가 여름철을 지내다 내려오는 고원 목축지로 지중해 연안 동서로 뻗은 산맥에 이런 지대가 많이 있다. 이곳엔 희끗희끗한 만년설을 머리에 인 고산을 배경으로 너른 목초지와 유목민들의 임시거처가 옹기종기 들어선 마을이 있어 알프스 부럽지 않은 경관을 자랑하는 인기 휴양지이다. 그러나 아직도 전통 방식의 유목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하는 전통음악이 남아있다. 생애 첫 해외 나들이를 한 목동음악가들은 위치텔리라는 세 줄 현악기를 연주했는데 길이 60㎝ 남짓의 작은 악기지만 영롱한 음색과 명랑한 선율이 초원에서 노니는 가축들의 방울소리 같았다.

이 음악은 목동들이 적적함을 달래거나 가축들에게 보내는 신호가 되기도 하는데 선율에 따라 풀 뜯는 시간이나 축사로 돌아갈 시간이라는 것을 가축들이 알아듣는단다. 공연에선 노래와 춤도 곁들였는데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거친 음색의 노래는 깊은 울림을 주었고 아직도 현장을 지키는 늙은 목동 오스만이 여럿이 추는 전사의 춤을 혼자서 출 때, 그가 야일라 마지막 세대의 목동일지 모른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했다.

터키의 목동음악이 현장에서 연주되는 살아있는 민속이라면 2부 공연의 북한민요는 현장이 아니라 프로음악가들이 제도적으로 전승하고 있는 음악이다. 이번에 연주된 민요는 북한에서 오래전에 수집된 토속민요를 선별하여 다듬은 것으로서 프로들이 부른다는 면에서 토속민요는 아니지만 민요의 현장이 사라진 지금, 북녘의 소리를 무대 위에서라도 재현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 본다. 레퍼토리는 남한에선 생소한 함경도 회령의 궁심동아리랑을 비롯 평안도와 황해도의 노동요를 선보였는데 작품마다 해당 노동을 연상시키는 소품을 이용하여 현장성을 살려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마지막 곡에선 대부분의 관객이 함께 춤을 추기도 했는데 전주소리축제에선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터키의 민속음악도, 북녘땅의 토속민요도 익숙지 않은 음악인데 이토록 호응을 끌어낸 것은 공연의 연출자 겸 사회자의 해설과 통역사가 있어 음악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덕분이리라. 사회자 최상일 PD는 터키여행 중에 만난 목동음악가들을 직접 초청했고 유지숙 명인이 교본으로 삼은 북한민요 음원을 발굴, 음반으로 낸 당사자이다. 이처럼 더블빌 공연은 기획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장치를 마련한다면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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