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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성추문과 침묵
김은정 기자  |  kimej@jjan.kr / 등록일 : 2017.10.12  / 최종수정 : 2017.10.13  08:07:42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제작자의 성추문이 일파만파 미국 영화계를 뒤흔들고 있다. 주인공은 여배우와 여직원 수십 명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하비 웨인스타인이다. 그의 성추문을 처음 보도한 매체는 뉴욕타임즈. 이 매체는 웨인스타인이 수십 년간 여배우와 여성 직원들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했으며 이들 중 적게는 8명과 합의를 통해 성추행에 대한 고소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성추문이 보도된 이후 파문은 더 거세지고 있다. 그가 세운 웨인스타인 컴퍼니의 여직원들 뿐 아니라 기네스 펠트로와 안렐리나 졸리, 애슐리 주드까지 그로부터 당한 성추행 피해를 공개하면서 30여 년 동안 숨겨져 왔던 그의 민낯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성추문 충격은 할리우드에만 가해진 것이 아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이 그를 강력히 비난하고 메릴 스트립, 글렌 클로즈, 디카프리오와 콜린 퍼스 등 유명배우들이 그의 행동을 규탄하고 나섰다.

하비 웨인스타인은 할리우드의 큰손으로 대표되는 영화제작자다. 쿠엔틴 타란티노, 스티븐 소더버그 같은 감독들을 발굴해 키워냈는가 하면, ‘시네마천국’ ‘잉글리쉬 페이션트’ ‘굿 윌 헌팅 ‘ ‘펄프 픽션’ ‘세익스피어 인 러브’ 등 세계적으로 흥행을 누린 영화들을 제작해 이름을 알렸다. ‘크라잉 게임’ ‘패왕별희’ ‘와호장룡’도 그의 손을 거쳤다. 정치 쪽에도 손을 건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모금활동을 주도했으며 오바마 전 대통령의 큰딸 말리아를 인턴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스스로 ‘페미니스트’를 자처해온 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할리우드에서 완전히 퇴출당하는 신세가 된 듯하다. 자승자박, 당연한 결과다.

흥미로운 상황이 있다. 수십 년 동안 지속되어온 그의 상습적인 성폭력이 공개되면서 웨인스타인과 교류해온 남자 배우와 감독들의 침묵이 입줄에 오른 것이다. 몇몇 배우와 감독들은 그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비난행렬에 가세한 그들이 과연 와인스타인의 행각을 몰랐을까를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그들이 이런 상황을 알고도 침묵했다는 증거들이 공개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적지 않은 유명 영화인들이 침묵의 대가를 톡톡히 치를 것으로 보인다. 그 역시 자승자박의 결과일터다.

웨인스타인 컴퍼니는 지난 8일, 설립자이자 공동회장인 하비 웨인스타인을 전격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공동 창업자인 동생 봅 웨인스타인도 그의 해임에 찬성표를 던졌고, 이사회의 남성 구성원 3분의 1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단다. 돌아보면 우리나라도 성추문에 연루된 정치인 기업가가 적지 않다. 우리는 누가 어떻게 책임을 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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