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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년 (상) 어떤 일 있었나] 열일곱번 타오른 불꽃 '적폐청산' 문을 열다작년 10월부터 4개월간 도민 15만명 거리로 / 버스 경적시위·현수막 등 참여정치 돋보여
남승현 기자  |  reality@jjan.kr / 등록일 : 2017.10.25  / 최종수정 : 2017.10.25  23:07:22
   

지난해 10월 28일부터 올해 3월까지 전북에서는 17번의 촛불이 타올랐다. 15만 여 도민이 광장을 메운 사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와 정권 교체가 있었다. 오는 28일 전주 충경로 ‘차 없는 거리’에서는 촛불 1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 등이 열린다. 시민들이 광장에서 키운 ‘촛불 1년’을 맞아 촛불이 가져온 변화와 바람 등을 세차례로 나눠 게재한다.

△2016년 10월의 마지막 주

지난해 10월 27일 오전 11시 전북도청 앞에서 도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정권퇴진 전북비상시국회의’가 첫 시국선언에 나섰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실망과 분노한 비상시국회의는 “잇따른 의혹의 도미노 끝에서 최순실 일파에 의한 국기문란의 혼돈을 마주했다”며 “대통령 사퇴와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했다.

도내 대학생도 참여했다. 10월 28일 오전 전북대 총학생회가 교내 이세종 열사 추모비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통해 ‘오늘 대한민국의 부끄러움은 왜 우리의 몫인가’라며 개탄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 전주 풍남문광장에 첫 촛불이 타올랐다. 책가방을 멘 고등학생 등 시민 400여 명이 모여 “최순실 나와라, 박근혜 나가라”고 외쳤다.

이날부터 올해 3월 10일까지 4개월간 모두 17차례의 촛불 집회가 열렸으며, 도민 15만 여 명이 거리에 나왔다.

△ ‘국회 정치’에서 ‘생활 정치’로

도민의 ‘생활 정치’가 돋보였다. 1987년 ‘6월 항쟁’의 버스 경적 시위가 전주에서 재연됐다.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4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주 시내버스 300대는 유리창에 ‘박근혜 퇴진’ 손팻말을 부착하고 경적을 3분간 울렸다. 갑작스러운 시내버스의 경적에도 시민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돼 전국을 달궜다.

지난해 12월 익산의 한 고등학교 1학년 기말고사에서 ‘최순실 게이트’ 내용이 한국사 문제로 출제됐다. ‘다음의 공통적으로 관련된 인물의 이름은?’이라는 문제 아래에 ‘이게 나라냐·최순실·국정교과서·탄핵·세월호 7시간·촛불’이라는 보기가 적혔다. 답은 ‘박근혜’였다.

전주시 고사동 공구거리의 한 상점은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쓰인 현수막을 걸었다. 익산시 어양동의 한 카페는 ‘당당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적힌 현수막을 입구에 뒀다. 도민들은 아파트 베란다와 차량 등을 통해서 울분을 표출했다.

전북일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이 내려진 지난 3월 10일 ‘촛불이 이겼다’는 제목의 ‘호외’를 발행했다.

△달라진 사회, 이제는 마음의 촛불

지난 24일 오후 7시 남부시장 청년몰 청년회관. 전북녹색연합 이세우 대표(전 비상시국회의 공동대표)가 대형 스크린 앞에서 울고 웃기를 반복했다. 그는 지난 겨울, 광장의 촛불을 기록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촛불항쟁 1주년 전북 사업준비위원회’는 촛불을 기록한 영화 상영회를 열었다. 이날 민주노총 전북본부 유기만 조직국장(전 비상시국회의 상황실장) 등 전북에서 촛불을 주도했던 10여 명이 모였다.

이 대표는 “감사하다. 촛불이 있었기에 우리의 삶이 조금이나마 달라질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 정권이 바뀌었는데, 무엇보다 차가운 바다에서 세월호를 인양했다. 또 5·18 민주화운동이 정부 첫 공식 행사로 열렸으며 임을 위한 행진곡도 제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젠 다르다. 썩은 나무가 아니라 병든 숲을 봐야 한다. 유 조직국장은 “최저시급은 인상됐지만, 많은 사업장은 근로 환경이 여전히 열악하다”면서 “광장의 촛불은 끝나도 먹고사는 문제를 짊어진 국민들은 여전의 마음의 촛불을 들고 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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