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민주 전북도당 지방선거 관리 '구멍 숭숭'선출직평가위 시작도 전에 전체 위원명단 유출 / 공정성 저해 우려에도 "문제 없다" 안이한 태도
김세희 기자  |  saehee0127@jjan.kr / 등록일 : 2017.11.13  / 최종수정 : 2017.11.13  23:16:41
   

“내년 지방선거 공천심사에 반영할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성적을 평가할 평가위원은 ○○○, △△△, □□□ 위원 등 모두 11명입니다. 평가대상자들은 평가위원 명단을 숙지하시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각자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잘못된 현실을 패러디한 상황에서나 나올 만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민주당 전북도당에서 발생했다.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단체장과 도의원 및 시군의원을 평가하는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위원 전체 명단이 도당 당직자에 의해 특정 지역언론으로 유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평가위원 명단을 건네받은 일부 언론은 당내 규정에 문제가 없고 도당의 승인 절차는 물론 중앙당 최고위원회 의결까지 통과한 평가위원회 구성을 문제삼으며 불공정 평가 가능성을 집중 제기해 오히려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미치려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마저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당 전북도당은 평가위원 명단 유출에 문제가 없다며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지방선거 관리 부실 논란을 부르고 있다.

13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처음 시행하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위원 11명의 이름과 직장·직업 등이 자세히 적힌 명단이 첫 회의(11월 3일)가 열리기도 전인 지난달 31일 특정 지역언론에 유출됐다. 도당 당직자에 의해 특정 언론 국회 출입기자에게 넘겨진 것으로 알려진 평가위원 명단은 일부 언론의 평가 불공정 가능성을 주장하는 문제 제기에 활용됐고, 한 지역신문은 위원 11명의 신상을 그대로 신문지면에 게재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평가를 앞두고 평가위원 전체 명단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비상식적 상황이 발생하면서 평가의 공정성은 물론 민주당 도당의 부실한 지방선거 관리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평가위원 명단 유출은 당장 민주당의 당규에도 위반된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당규 제18호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규정’ 제2조(중립유지 및 공정의무)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 평가위원, 중앙당 및 시·도당 사무직 당직자 기타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출직공직자 평가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평가 결과와 공천심사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된다’고 못박고 있다.

기밀자료 및 당의 보안자료를 외부기관 등에 유출할 경우 위원은 해촉 및 형사고발, 당직자는 업무 제외 및 정직 이상의 중징계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규정까지 두고 있다.

실제 민주당 광주시당은 선출직평가위원 명단 공개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광주시당 관계자는 “평가위원들이 지인들로부터 청탁전화를 받는 자체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위원들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평가할 수 있도록 위원 명단을 기밀사항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당 관계자도 “중앙당에서도 평가위원 명단 공개를 요청받아도 공개하지 않는다”며 “위원들이 공직자를 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통상적으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북도당은 선출직평가위원 명단 유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새다. 도당 관계자는 “선출직평가위원회 명단에 국한해서는 공개·비공개에 대한 규정이 없다”며 “명단이 공개되어도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 선출직평가위원은 “행정기관을 비롯해 여러 외부 기관의 심사에 참여해 봤지만 심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해당기관이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한 것은 처음 접하는 황당한 일”이라며 “심사를 주관하는 기관이 심사의 공정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가 대상자인 민주당 소속 기초의원 A씨는 “평가위원 가운데 아는 사람이 없는 평가 대상자는 평가과정에서 혹시 불이익을 받는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시한 뒤 “평가위원 명단 유출에 대한 정확한 진상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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