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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생이중고 겪는 40~50대 / 노후불안감 줄여줘야 / 청년도 사회적 짐 감소
기고   |  desk@jjan.kr / 등록일 : 2017.11.14  / 최종수정 : 2017.11.14  22:37:18
   
▲ 장세길 전북연구원 문화관광연구부 연구위원·문화인류학 박사
 

‘2017 행정자치통계연보’를 보면 1971년생이 94만5,524명으로 가장 많았다. 1968년생이 92만8,518명, 1969년생이 92만6,343명으로 뒤를 이었다. 1971년생이 주인공인 <응답하라 1988>을 봤을 때처럼, 1971년생인 나로서는 1등이라는 것에 괜스레 우쭐대졌다.

생각해보면 동갑내기가 많은 게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어릴 땐 또래가 넘쳐나 심심하지 않아 좋았지만, 경쟁자가 많은 만큼 대학문과 취업문은 더 좁았다. IMF세대로 불렸으니, 많은 친구가 좌절을 맛봤다. 더 큰 문제는 노후다.

2017년 8월에 한국은 공식적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본학자 후지타 다카노리는 고령사회에서 노인은 수입이 없고, 저축이 없고, 의지할 관계가 없는 하류노인이 되거나, 과로로 죽는다고 경고한다. ‘저녁’ 대신 과로와 가난만 있는 노후가 어쩌면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1971년생의 정해진 미래일 수 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32년부터 우리나라 인구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바뀐다. 1971년생이 만60세로 퇴직한 바로 다음해부터다. 이 말은 생산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어 국가가 1971년생의 노후를 온전히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미래가 이러하니, 지금이라도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면 된다?

한국에서 가장의 나이가 만으로 46세일 때 가계소비가 정점에 이른다. 올해 1971생이 딱 그 나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가계소비도 정점이다. 이것저것 떼고 남은 월급을 네 등분으로 나누면, 부모님 생활비와 아이 교육비, 빛 상환과 공과금으로 세 등분이 사라진다. 나머지로 한 달을 버티는데, 동네에선 출세한 축에 들어 여기저기 후원금에 후배들 밥값도 만만찮다. 저축은 ‘그뤠잇’이라지만 생각할 겨를이 없다.

국민연금 수령예상액은 최저생계비 수준이다. 근무연수가 짧아 퇴직금에 노후를 오롯이 맡기기 어렵다. 전문직이 아니니 퇴직하고 돈벌이도 불확실하다. 부모부양과 자식양육도 걱정이다. 부모님은 국가가 아닌 자식이 노후를 책임져주는 세대다. 자식은 부모부양의 책임은 줄어들고 부모의 무한지원을 당연시하는 세대다. 지금의 40~50대는 부모부양과 자식양육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제라도 부동산투자에 눈을 뜨려는데 정부가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단다.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는 일, 지금의 나로서는 버겁다.

청년세대와 노년세대를 연결하는 세대인 40대는 인생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과 소비의 주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그 어느 세대보다 높다. 공황장애 환자 중 40대가 25.42%(2016년)로 가장 높다는 사실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정부는 직장에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세부터 69세까지를 ‘신중년’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규정한다. 활발한 사회진출이 가능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후지타 다카노리가 말한 과로노인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10~20년 간 퇴직시점을 75세가량으로 늦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출산율 높이기라는 근본적 대책과 함께.

청년은 여전히 뜨거운 화두다. 청년문제를 해결하는 노력과 함께 1971년생을 비롯한 40~50대에게도 국가와 사회의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노후에 대한 이들의 불안감이 줄어든 만큼 청년이 앞으로 짊어질 사회적 짐도 줄어든다. 중년의 문제가 청년의 문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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