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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1주일 연기에 수험생·학부모·교사 '뒤숭숭'
수능 1주일 연기에 수험생·학부모·교사 '뒤숭숭'
  • 전북일보
  • 승인 2017.11.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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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타고 부안 나온 위도고 학생들 헛걸음 / 전주시립도서관 고3으로 북적…공연 등 연기 / "일주일 뒤에도 안전할까" 걱정하기도
▲ 지진 여파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16일 전주고등학교에서 수능 D데이가 표시된 달력 밑에서 3학년 수험생들이 컨디션 조절을 위해 수능 시간표에 맞춰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16일 예정됐던 수능이 연기되면서 수험생과 학교가 뒤숭숭한 상태이다. 이날 아침 수험장을 찾은 학생은 없었지만 학교 등교여부를 놓고 혼란스러워했고, 학교에 가지 않은 고3 학생들은 일제히 도서관을 찾았다. 수능에 맞춰 행사 등을 준비한 곳도 연기 또는 취소했다. 포항지역 여진으로 일각에서는 “일주일 뒤에도 안전할까”라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온다.

△원정 온 위도고 수험생 ‘헛걸음’

수능을 보기 위해 육지로 ‘수능 원정’을 온 부안 위도고등학교 수험생 4명은 이날 오전 수험장 대신 집으로 돌아갔다. 위도고는 매년 수능을 치르기 위해 배를 타고 부안읍으로 나왔다.

올해 수능을 위해서도 지난 14일 강송현 교무부장이 수험생을 인솔해 육지로 나왔다. 수능 전날인 15일 일기(日氣)가 좋지 않다는 예보에 하루 전 원정에 나선 것이다. 학생들은 부안군립도서관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수능을 준비했다.

강 교무부장은 “수능 하루 전날 연기 소식을 접하고 매우 당황했다”면서 “두 번의 ‘원정 수능’인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 하루 새 수험생 교실로

이날 오후 1시께 찾은 전주시 서신동의 전주시립도서관은 440여 석의 열람실 전 좌석이 수험생들로 꽉 찼다.

오전 7시에 도서관에 왔다는 전주 한일고 소희연 양(18)은 “어제 예비소집까지 갔는데, 저녁 먹다가 소식을 듣게 돼 처음에는 황당했다”면서 “천재지변으로 연기된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조치로 본다. 시험이 강행됐으면 초조함이 더 해 시험을 망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고 노소영 양(18)도 “일주일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지만, 지진이 또 일어나면 어떻게 되느냐”며 불안감을 보였다.

이미 교과서와 참고서를 버린 수험생들은 요점노트를 살피고 있었다.

‘요점노트’를 친구들과 돌려보던 기전여고 신유정 양(18)은 “얼마 전 학교에 재활용 수거 차량이 와서 희망자에 한 해 교과서를 싣고 갔다”며 “일주일이 연기될 줄 모르고 요점 노트를 남기고 두꺼운 교과서를 버린 친구들이 많은 상태”라고 말했다.

미리 직장에 휴가를 신청한 어머니는 수험생 아들의 옆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휴교 제각각…재학생 혼란

교육부의 수능 연기 발표 이후 전북지역 고교에서는 다음날 등교 여부를 놓고 다소 혼란을 빚었다. 고교 담임교사들은 재량 휴업인지, 정상 등교인지를 묻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연락으로 밤잠을 설쳤다. 특히 교육부의 재량 휴업 권고와 달리 정상 등교를 통지한 학교의 수험생·재학생들의 혼선이 컸다.

교육부는 시험이 치러지거나 감독관이 차출된 고교에 기존대로 휴업할 것을 권고했지만, 전주고와 상산고·고창 강호항공고 등 도내 10개 고교는 교장 재량으로 16일 정상 등교할 것을 학생들에게 안내했다. 이 중 전주고는 1·2학년은 휴업하고, 3학년은 등교하도록 했다. 강호항공고는 3학년만 휴업했다. 상산고 등 나머지 8개 고교는 모든 학생이 정상 등교했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교육부 지침이 너무 늦게 학교 현장에 전달됐다”면서 “수험생들의 학습리듬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정상 수업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휴업은 학교장 재량 사항인 만큼 문제 삼진 않겠다”고 말했다.

△수능 마케팅 울고·웃고

수능 마케팅은 희비가 교차했다. 선물용 수능 용품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전주시 덕진구의 한 제과점에는 수능 당일임에도 마카롱과 초콜릿 등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한 선물이 진열돼 있었다. 서점도 모의고사 문제집 등이 입구 주변을 차지했다. 이들 점원은 “재고로 쌓일 뻔한 물품이었는데, 수능이 연기돼 다행이다. 오히려 추가로 물량을 확보해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을 위해 마련된 무료 공연과 할인 혜택은 차질을 보였다.

드림청소년오케스트라는 고3 수험생들을 위한 힐링 콘서트를 16일 전주시 서완산동 바울센터 7층 아트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수능이 끝나는 24일 오후 7시로 연기했다.

전북은행은 ‘고3 수험생 힐링데이’ 행사를 열고 공연 관람 할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취소했다. 상당수 외식·유통업계는 16일에서 23일로 프로모션 등의 일정을 변경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할인 행사는 수험표를 지참하다 보니 그대로 일정을 강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명국·남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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