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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미래 지향 통일모델 다듬어야
[남북정상회담] 미래 지향 통일모델 다듬어야
  • 연합
  • 승인 2000.05.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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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한 3단계 통일방안'과 `고려민주련방공화국 창립방안' 남북한 당국이 각각 현재 대내외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통일 방안이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제 양측은 통일방안 논의를 둘러싼 분단 55년의 구습에서 벗어나 미래 지향적인 모델을 다듬어 내야 할 전환기에 들어섰다.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동어반복으로 통일방안의 우수성을 일방적으로 선전하던 시대를 마감하는 것이야말로 21세기 민족사의 과제인 통일을 앞당기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북 당국의 통일방안은 정치적 측면에 치우친 나머지 민족통합에 대해 초보적인 수준조차 배려하지 않고 있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먼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지난 94년 김영삼 대통령에 의해 발표된 이래 정책의 연장선에서 여전히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통일방안으로 자리 매김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98년 취임한 김대중 대통령은 집권 전부터 남북연합-국가연방-완전통일의 3단계 통일방안을 구상해 왔고, 집권 이후 대북 포용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함으로써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지평을 넓혀 온 것이 사실이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라는 3단계의 이념형, 다시말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건설하는 방향에서 통일을 이뤄나가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다.

국민의 정부가 지향하는 통일방안은 종전 민족공동체 통일방안과 기본적인 차별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북정책 3원칙인 ▲북한의 무력도발 불용 ▲흡수통일 배제▲화해 및 협력 적극 추진의 확고한 정립과 추진이 바로 그것이다.

또 남측은 김대중 대통령이 별도의 발표나 선언을 되풀이함으로써 통일방안을 둘러싼 남북간의 논쟁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책 조합(POLICY MIX)을 통해 통일방안의 현실성에 더욱 유연하게 대처하려는 남측의 이같은 실사구시적 접근 움직임은 향후 남북간의 본격적인 통일방안 논의 활성화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비해 북한의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은 연방제 실현의 선결조건 아래 지난 80년 노동당의 6차 당 대회에서 제시된 이래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91년 김일성 주석이 신년사에서 `1민족 1(연방)국가 2(체제)제도 2(지역자치)정부 연방제'를 언급함으로써 80년대 완성형 연방제에서 잠정적.단계적 연방제로 그 성격이 변했다.

당시 김 주석은 제도통일을 흡수통일로 인식하고 제도통일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제도통일의 후대론, 지역자치정부의 권한강화론(외교권, 군사권, 내치권)을 주장했다.

또 조국통일 3대원칙, 전민족대단결 10대 강령, 고려민주연방제 통일방안 등 세가지를 합친 `조국통일 3대헌장'이 김 주석 사망 이후인 97년 신년 공동사설에서 처음으로 공식 제기된 이래 김정일 시대 북한의 통일방안으로 확고한 위상을 누리고 있다.

그렇지만 당시 김정일 총비서는 북한 통일방안의 영역을 고려민주연방제로부터조국통일 3대 헌장으로 확장함으로써 접촉. 왕래, 대화를 통한 남북간의 접점이 가능하도록 하는 실용주의를 가미시켰다.

국가연합(Confederation)은 옛소비에트연방(소련)처럼 참여 정부가 외교와 국방의 주권을 행사하고, 연방(Federation)은 현재의 미합중국이나 스위스 그리고 영국연방(Commonwealth)모양 외교와 국방의 주권을 참여 정부가 아닌 연방정부에서 보유하는다는 제도론적 차원에서 구분이 된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을 영어로는 `Democratic ConfederationRepublic of Koryo(DCRK)'로 표기, 실제로는 국가연합을 뜻하는 혼용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런 사정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남한 당국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는 제도적인 통일방안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은 무의미할 만큼 남북간에 쌓인 불신과 대립의 골이 엄청나다는 현실이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6월의 남북정상회담은 구체적인 통일방안 협의 못지않게 오해와 갈등의 벽을 허무는 작업이 병행되는 자리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화해와 신뢰 구축을 통한 `사실상의 통일'이 `법적인 통일' 이상으로 소중하다는 인식이 두 정상의 만남과 단독회담에서 확인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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