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오목대
쓸쓸한 동계 U대회 20년
김원용 기자  |  kimwy@jjan.kr / 등록일 : 2017.12.06  / 최종수정 : 2017.12.06  21:27:37
   
‘여기 “젊음을 한 곳에, 세계를 품안에”라는 표어를 내걸고 햇빛 밝은 동녘의 나라에서 열린 97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기념하는 큰 돌비 하나를 세운다. 그 날, 그 두메와 이 들녘에선 건강한 미래를 꿈꾸는 세계 48개국 1406명의 임원 선수들이 찬란한 오색 깃발 아래 한 데 어우러져 눈에 눈맞으며 뜨거운 우정을 꽃 피웠다. 이곳에 우리 전북도민들의 열정을 담은 굳은 심지를 하늘 높이 앉히는 뜻은 지방 초유의 국제적 행사를 성공으로 이끈 지혜와 결속을 값진 거울로 삼으려 함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이 앞을 지나는 숱한 발걸음마다에 스포츠를 통해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심은 눈사람들의 함성이 추억의 나래를 타고 영원히 메아리칠 것이다.’

전주 화산체육관 앞에 있는 무주·전주 동계U대회 기념비에 새겨진 비문 전문이다. 기념비는 동계U대회를 치른 후 그 해 말 세워졌다. 김남곤 시인(전 전북일보 사장)이 쓴 이 비문만으로도 당시 무주·전주 동계U대회가 갖는 의미를 잘 살필 수 있다.

실제 전주·무주 동계U대회는 국내 스포츠사적으로도 기억될 만한 대회였다. 젊은이들의 축제인 유니버시아드대회 첫 국내 개최라는 수사에 그치지 않고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 동계스포츠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계기를 만든 게 바로 무주·전주 동계U대회였다. 평창동계올림픽도 이 대회에서 싹을 틔웠다. 전북도가 U대회 기간에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설 것을 선언했고, 이듬해 김운용 당시 KOC위원장·이건희 IOC위원 등 각계 인사들로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를 꾸렸다. 무주·전주 동계U대회가 없었다면 평창 동계올림픽은 꿈도 못 꿨거나 훨씬 더 늦어졌을 것이다.

지역사회에 미친 동계U대회의 영향은 더욱 컸다. 무주리조트에 스키장 등이 대거 들어섰고, 전주에 국제규격의 빙상장을 갖추면서 동계스포츠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여름철 빙상장에서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는 호사스러움도 그 덕이다. 비록 동계올림픽 유치에는 실패했으나 그 대신 무주에 태권도원을 유치하는 데 도움도 줬다. 대회 규격에 맞는 시설을 갖추면서 환경파괴 논란이 일었고, 국내 환경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해진 계기가 됐다. 대회 시설에 많은 투자를 했던 향토기업 쌍방울이 대회 직후 부도로 무너진 것 또한 무주·전주 동계U대회가 기억하는 역사다.

국내 스포츠사적으로나 지역사회 측면에서 이렇게 큰 울림을 줬던 동계U대회가 기념비의 비문이 희미해진 만큼이나 쉽사리 잊히는 게 아쉽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았으나 평창동계올림픽에 묻힌 채 관련 기념행사 하나 없이 지나가고 있다. 대형 이벤트를 새로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지역의 중요한 자산으로 지나간 역사를 기념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김원용 논설위원
< 저작권자 © 전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김원용 기자 다른기사 보기    <최근기사순 / 인기기사순>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4)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공익광고
강산이 두번 변했다... 조용히 매년 기념 건배를...전북일보 주도로..../무주군은 전북일보에 공익적 광고혀라.
(2017-12-07 11:10:12)
정다운
욕은 일베에서
여기는 관리자도 없나요

(2017-12-07 09:31:01)
ㅁㄴㅇㄹ
당시 노무현 오른팔이 군대가기 싫어서 손가락 짜른 강원 출신 이광재였지. 노무현 이 개 자식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개새끼임. 전북이 자기에게 표를 얼마나 많이 줬는데 미친넘..
(2017-12-07 06:45:04)
아중리
두번실패하면 무주가 나가서 유치신청한다는 약속을 평창이 안지켜서 평창올림픽은 시작도 하기전부터 실패
(2017-12-07 00:03:22)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4)
오피니언
만평
[전북일보 만평] KTX 전북혁신역사
[뉴스와 인물]
김윤덕 한국스카우트 전북연맹장

김윤덕 한국스카우트 전북연맹장 "세계 청소년들 새만금서 꿈과 희망 키울 수 있게 준비할 것"

[이 사람의 풍경]
한지 판매만 40여년, 동양한지 박성만 사장

한지 판매만 40여년, 동양한지 박성만 사장 "전주한지 살리기 위해선 소비자 수요 맞게 특화돼야"

전북일보 연재

[이미정의 행복 생활 재테크]

·  청소년 금융교육 통해 경제 지력 키워야

[최영렬의 알기쉬운 세무상담]

·  상장주식은 1%면 대주주로 과세

[이상호의 부동산 톡톡정보]

·  상가 투자, 임대수입 기준으로 회귀중

[이상청의 경매포인트]

·  전주 완산구 중앙동 근린시설, 객사 인근 위치

[김용식의 클릭 주식시황]

·  중국 관련 종목에 관심 가져야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고충처리인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이메일무단수집거부현재 네이버에서 제공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54931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18(금암동)  |  대표전화 : 063)250-5500  |  팩스 : 063)250-5550, 80, 90
등록번호 : 전북 아 00005  |  발행인 : 서창훈  |  편집인 : 윤석정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김재호
Copyright © 1999 전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sk@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