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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팔도유람]충남의 겨울바다 - 올 한해 모든 괴로움, 저 파도에 던져버리고~대형 백사장 ·기암괴석 절경 대천해수욕장…대천항서 청정바다 해산물로 입도 즐겁게 / 300여종 40여만 마리 철새들 쉼터 천수만 / 서해에서 일출을?…소박한 풍경 왜목마을
기타 기자  |  desk@jjan.kr / 등록일 : 2017.12.07  / 최종수정 : 2017.12.08  18:16:31
   
▲ 당진 왜목마을은 서해안임에도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독특한 곳이다.
 

타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찾았던 곳에 어느 덧 입김이 서려있다. 칼바람 탓에 차가운 듯 하지만, 역설적으로 온기가 남아있다. 열기를 식히던 곳이 도리어 위안의 장소가 된다. 그렇다. 그곳은 언제나 그랬다.

‘겨울바다’. 이 단어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은 그래서 신기하다. 아마 시대를 풍미한 노래 덕분일게다. 노랫말처럼 ‘모든 괴로움들은 파도에 던져버리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곳. 꽤 다사다난했던 올해의 마지막을 충남의 겨울바다에서 보내는 것은 어떨까.

△ ‘쿨’한 대천에서 볼거리, 먹거리 즐기기

여름철 서해안에서 가장 ‘핫’한 곳을 고르라면 누구라도 보령시를 떠올릴 것이다. 젊음과 낭만, 안락함과 자연미가 넘치는 명소 대천해수욕장이 있어서다. 대천해수욕장은 이제 추억 만들기에 적합한 장소로, 혹은 최적의 가족 단위 휴식처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대천해수욕장을 단순히 한 철 장사만 하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겨울철 낭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천해수욕장은 백사장의 길이만 3.5㎞, 폭 100m에 달하는 대형 해수욕장이다. 백사장 남쪽에는 기암괴석이 발달해 절경을 연출한다. 특히 외국인 휴양지로서 개발되기 시작해 수십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휴양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잘 마련돼 있다.

자연경관을 충분히 감상했다면 대천항을 찾는 것도 좋다. 청정해산물의 집산지인 대천항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수역을 끼고 있는 항구다. 바다가 깨끗하니 어족도 풍부하다. 꽃게, 배오징어, 소라, 우럭, 도미, 대하 등 해산물의 종류가 다양해 입맛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도 있다. 대천항은 언제나 활력이 넘친다. 아침이면 부두를 가득 메운 어선과 어민을 볼 수 있고, 인근 섬으로 떠나고 돌아오는 여행객들과 하루 종일 마주할 수 있다. 경매가 열리는 새벽시간이면 활기는 최고조에 달한다. 저마다 흥정을 하는 상인, 혹은 방문객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경매가 종료된 이후에는 신선한 해산물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수산시장이 들어선다. 저렴하고 신선한 해산물을 구입하기 위해 벌이는 상인들과의 흥정, 야외나 방파제 인근 횟집에서 즐길 수 있는 회·매운탕 등은 겨울철 대천에서 접할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다.

△세계 최대 철새 도래지 천수만에서 반가운 얼굴을

   
▲ 농경지로 바뀐 천수만에는 다양한 종류의 철새가 찾는다.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친구들을 찾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천수만은 매년 300여 종 40여만 마리의 철새가 찾는 세계 최대의 철새 도래지다. 서산 해안과 안면도 사이에 형성된 천수만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서산시 부석면 창리에 속한다. 수심이 얕고 간만의 차가 심해 예전부터 양식장을 운영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졌지만, 1980년대 대규모 간척지 사업이 조성되면서 바다가 농지와 담수로 변했다.

서해와 인접해 편서풍이 강한 천수만은 월동기간인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월평균 기온 4.8도를 기록한다. 이 기간 최고 기온은 12.8도(10월)이고, 최저는 영하 0.3(1월)도다. 이는 겨울 철새들이 월동지로 많이 이용하는 주남저수지, 혹은 낙동강보다 월평균 4도 정도 낮은 수치다.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 덕분에 같은 위도의 내륙지방보다 기온이 1-2도 정도 높다.

천수만은 철새의 이동 경로에 위치한다. ‘병목지점’인 덕분에 다양하고 많은 수의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현재 관찰된 새의 종류만 해도 총 13목 44과 265종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천연기념물 28종, 멸종위기종 10종, 환경부 지정 보호종 32종의 철새와 텃새가 서식하고 있어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표 철새 10종은 가창오리, 큰기러기,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장다리물떼새, 대백로, 붉은부리갈매기, 큰고니 등이다. 평소 보기 힘든 종들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지역인 만큼 사진 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당진 왜목마을에서 지나간 고민 ‘훌훌’

겨울철 아침해는 더욱 붉게 타오른다. 애틋한 마음으로 2017년을 보내거나, 설레는 가슴으로 다가오는 2018년을 맞이하고 싶다면 ‘해뜨는 마을’인 당진 왜목마을을 찾는 것이 제격이다.

서해바다 일출 명소인 왜목마을은 서해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 이름인 ‘왜목’은 마을의 지형이 왜가리의 목처럼 가늘고 길게 바닷가로 뻗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왜목마을은 조용하고 한적한 어촌이었지만, 바다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이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당진시는 반도처럼 북쪽으로 솟아 나와 있는데, 이 솟아나온 부분의 동쪽에 왜목마을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이 동해안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동해안과 ‘같은’ 일출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왜목마을의 일출은 장엄하고도 화려한 동해의 일출과는 달리, 소박하면서도 서정적인 맛이 살아있다.

왜목마을 해변가에서 다양한 모양의 섬을 바라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모래사장과 갯바위 너덜지대가 혼재된 왜목마을 해변은 국화도가 마을 앞바다를 수놓고 있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덕분이다.

특히 광활한 바다 가운데 심심찮게 섬이 떠있어 눈은 더욱 즐겁다. 관람객들이 안전하게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수변데크가 조성돼 있는 덕분에 걷는 즐거움은 배가 된다. 수변데크를 따라 해안선을 걸으면, 올 한해 겪었던 고민들이 모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물메기·새조개·굴까지…'맛있는' 서해

여행의 절반은 음식이다. 때문에 타지에서의 식도락은 가장 큰 즐거움이다. 서해안 겨울바다에도 반드시 먹어봐야만 하는 제철 해산물이 있다.

‘못생긴 생선’으로 유명한 물메기는 보령과 서천지역의 겨울 별미로 꼽힌다. 꼼치, 물메기, 물텀벙이, 물퉁뱅이, 물잠뱅이 등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못생긴 외모와 달리 맛 만큼은 뛰어나다.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맛은 못생긴 외모를 덮고도 남는다. 물메기는 칼슘, 철분, 비타민B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난 생선이다. 특히 숙취 해소에 탁월할 뿐 아니라 저칼로리 고단백 식재료인 덕분에 겨울철 영양보충, 혹은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 최초 어류학서인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맛이 순하고 술병에 좋다’고 평가가 돼 있을 정도다.

비싼 가격에 구하기도 쉽지 않은 명품 조개인 새조개도 겨울철 서해안에서 반드시 맛봐야 할 음식이다. 새의 부리 모양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름을 갖게 된 새조개는 홍성 남당항의 대표 먹거리다. 육수에 살짝 데치면 쫀득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겨울인 1월부터 제철을 맞는 새조개는 2월까지 통통하게 살이 올라 충분한 여유를 갖고 맛볼 수 있다. 올해에도 예년에 비해 작황이 좋았던 덕분에 새해에도 더욱 많은 수확량이 기대된다. 새조개를 즐길 수 있는 남당항과 인근 궁리포구에서는 쌀쌀하지만 포근한 겨울풍경과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도 있다.

해양수산부 선정 1월의 수산물인 겨울철 대표 건강식품 굴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영양덩어리 굴은 아연과 철분, 칼슘, 타우린 등이 풍부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유익하다.

   
▲ 겨울이 되면 충남에는 각종 먹거리가 제철을 맞는다. 천북 굴단지 상인들 역시 손길이 바빠진다. 사진제공=충남도

무엇보다 굴은 피로가 쌓이는 연말 몸보신에도 좋은 식품이다. 전장에 나가는 나폴레옹이 챙겨먹었을 정도로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난 덕분이다. 클레오파트라가 피부미용을 위해 즐겨먹었다는 사료가 있을 정도로 미용에도 큰 효과를 발휘한다. 제철 굴을 즐기고 싶다면 보령 천북 굴단지를 찾자. 유명 굴 요리집이 바다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이곳은 굴구이를 비롯해 굴회, 굴밥 등 다양한 요리를 입맛에 따라 즐길 수 있다.

대전일보=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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