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금요수필
다시 효를 생각할 때
기고   |  desk@jjan.kr / 등록일 : 2017.12.07  / 최종수정 : 2017.12.07  23:07:18
   
▲ 안도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두 분 곧 아니시면 이 몸이 살았을까?/하늘 같은 가없는 은덕을 어디 대여 갚사오리. 정철의 시조다. ‘부모에게 순종하라. 그러면 복을 받을 것이다.’ 성경 말씀이다. ‘지극한 도는 효순심(孝順心 : 부모의 뜻을 거역하지 않고 순종하는 마음)이다.’ 불경 말씀이다. 필자뿐만 아니라 우리는 어려서부터 효도에 대한 이야기를 수없이 들으며 살아왔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한국이 인류문명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효(孝)사상이다”라고 했다. 유교에서는 효를 모든 행실의 근원으로 삼고 있다. 왜냐하면 효가 인(仁)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도덕 기준인 삼강오륜에도 ‘부자유친’이 첫 번째에 있다. 서양인들은 한국인의 이러한 ‘효’사상을 부러워하고 높이 평가한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났다. 은퇴한 부모들이 30여 년을 더 살아야 한다는 것은 새로운 시대의 적응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가정의 관심사였지만 앞으로는 여기에 하다 더 “고령의 부모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가 집마다 큰 숙제로 다가왔다. 장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요즈음 핵가족 개념이 시험대에 올라있다. 베이비부머(Baby Boomer-가족계획 시대 태어난 세대)들이 고령화에 접어들었지만, 핵가족 개념이 시대의 주류를 이루고 있어 부모를 섬기겠다는 젊은이들이 30%에 불과하다. 부모들이 큰돈을 벌어 놨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소셜시큐리티(Social Security-은퇴연금) 만으로 먹고살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정부연금만으로 생활하면 여생을 빈민층 수준에서 머물게 된다. 따라서 아버지들이 체면을 구기며 여생을 마쳐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자식들은 효도를 개인적인 의무에서 국가적인 의무로 넘기려 한다. 그러나 고령화로 인해서 세계 각국의 사회보장제도가 지금 진통을 앓고 있다. 2030년대부터는 연금이 바닥난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결론적으로 장수 시대의 이 난제를 타결하려면 자녀들이 어느 정도 부모를 돌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효(孝)사상이 다시 21세기의 연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효도 민족인 한국의 젊은이들은 요즈음 현대화의 물결에 너무 휘말려 예전의 효사상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히려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현대화가 우리의 문화를 해체하여 서양문화에 동화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전통문화를 잃어버린 현대화는 현대화가 아니다. 이것은 오히려 심각한 문화적 위기다. 사실 효도란 자식들이 강조해야 할 덕이지 우리 부모들이 들고나오기에는 좀 어색한 과제다. 군신유의를 임금이 강조하는 뻔뻔함을 연상케 한다.

필자도 돌아가신 부모님께 변변한 효도를 하지 못해서 ‘효(孝)’ 운운하려니 좀 쑥스럽다. 그러나 개인적인 효도와 민족문화로서의 효사상은 성격이 다르다. 한국인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정신적인 재산을 하나만 꼽으라면 무엇일까. 역시 효사상이다.

장자는 ‘공경하는 마음으로써 효도하기는 쉬워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효도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참된 효는 좋은 잠자리와 음식, 용돈에 있지 않다. 그보다 부모님의 뜻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부모님이 원하는 것을 해드리는 것, 부모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것에서 참된 효가 시작된다.

△안도씨는 1984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하여 현재 전라북도 국어진흥회, 전북예총 부회장과 전북문인협회 회장, 전북문학관 관장으로 있다.
< 저작권자 © 전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고 다른기사 보기    <최근기사순 / 인기기사순>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오피니언
만평
[전북일보 만평] 통합과 분열
[뉴스와 인물]
취임 1주년 맞은 정동철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

취임 1주년 맞은 정동철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 "전주, 준비된 탄소산업 메카…국가산단 등 배후기반 강화해야"

[이 사람의 풍경]
한지 판매만 40여년, 동양한지 박성만 사장

한지 판매만 40여년, 동양한지 박성만 사장 "전주한지 살리기 위해선 소비자 수요 맞게 특화돼야"

전북일보 연재

[이미정의 행복 생활 재테크]

·  청소년 금융교육 통해 경제 지력 키워야

[최영렬의 알기쉬운 세무상담]

·  상장주식은 1%면 대주주로 과세

[이상호의 부동산 톡톡정보]

·  상가 투자, 임대수입 기준으로 회귀중

[이상청의 경매포인트]

·  전주 효자동 2가 근린시설, 우림중 인근 위치

[김용식의 클릭 주식시황]

·  중국 관련 종목에 관심 가져야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고충처리인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이메일무단수집거부현재 네이버에서 제공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54931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18(금암동)  |  대표전화 : 063)250-5500  |  팩스 : 063)250-5550, 80, 90
등록번호 : 전북 아 00005  |  발행인 : 서창훈  |  편집인 : 윤석정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김재호
Copyright © 1999 전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sk@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