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내가 걸어온 길 돌아보기 위한 숨 고르기"김익두 교수 시집 〈녹양방초〉 / 질박한 언어로 감정 드러내
문민주 기자  |  moonming@jjan.kr / 등록일 : 2017.12.07  / 최종수정 : 2017.12.07  23:07:22
   
 
 

김익두(62)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녹양방초>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근작 시 36편과 첫 번째 시집에 수록한 시 24편을 담았다. 녹양방초(綠楊芳草)라는 제목은 시집 원고를 탈고하는 날 아침, 갑자기 떠오른 제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옛 민요 가사에 꽤 자주 보이는 ‘푸른 버드나무와 향기로운 풀’이라는 생명 어린 뜻이다.

김익두 시인의 시는 대개 쉽고 간결하고 소박하다. 그는 독자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은연중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나아가 철학과 사상도 피력하는 시를 만들고자 한다.

잠시/ 머물다 가는/ 바람,//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랑,// 잠시/ 따스한/ 가슴,// 잠시/ 빛나는/ 절망. ( ‘잠시’ 전문)

시인은 단 9개의 단어로 독자와 경험을 나누고 자신의 감정을 나타낸다. ‘빛나는 절망’이라는 짧은 역설을 동원해 삶의 의미에 대한 천착까지 보여준다. 시인은 간결하고 소박한 시를 통해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깊은 사고의 속내까지를 모두 다 말한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생활에 밀착된 토속어를 사용한 산문시가 다수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호병탁 문학평론가는 판소리에서 창자의 ‘아니리’를 듣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표현한다. 이런 질박한 언어들은 우리의 정서를 때린다.

김 시인은 “환갑 진갑을 넘어 내 삶과 시들을 되돌아보니, 이제 내 시가 걸어온 길이 조금은 보이기 시작한다”며 “꽤 멀리 지나와서, 내 시가 걸어온 길을 다시 멀리까지 되돌아보기 위한 내 반성의 숨 고르기”라고 출간 의미를 밝혔다.

김 시인은 정읍에서 자라 전주고, 전북대, 전북대학원을 졸업했다. 198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문학평론 ‘동화의 시공과 재생에의 언어-서정주 시집 <질마재 신화>의 신화비평적 분석’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햇볕 쬐러 나오다가> <서릿길> <숲에서 사람을 보다>, 저서로 <한국-민족공연학> <한국 신화 이야기> 등이 있다. 제2회 예음문학상 연극평론부문, 제3회 노정학술상, 제3회 판소리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전북대 국문학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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