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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이 능사 아냐' 생계형 범죄 대부분 감경
'처벌이 능사 아냐' 생계형 범죄 대부분 감경
  • 천경석
  • 승인 2017.12.14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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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찰 올해 경미범죄심사 184명중 181명 적용…전과 없어야

“굶주리는 조카를 위해 빵 하나를 훔친 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장발장’에 나오는 이야기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이처럼 가벼운 범죄를 법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 능사일지,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선처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판단은 제각각일 수 있다.

경찰은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방침으로 속칭 ‘장발장형’ 범죄에 대해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서장을 위원장으로, 경찰 내부위원과 법률가, 교수 등 5~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논의를 거쳐 경미한 범행을 저지른 범법자의 감경 여부를 결정한다.

전에는 아무리 작은 물건을 훔치더라도 경찰에서 이를 절도죄로 입건하게 되면, 벌금형을 받는 등 절차를 거치게 되고 검찰에서 기소유예나 법원에서 선고유예 처분 등을 내리면, 피해자가 선처하더라도 전과자라는 주홍글씨가 남았다.

그러나 경미한 범죄를 즉결심판에 부치면 같은 벌금형을 받더라도 전과에 기재되지 않고, 극히 경미한 사안의 경우 즉결심판에도 부치지 않아 범법자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다.

하지만 심사대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최근 5년 이내 범죄 경력이 없고 장애인이나 미성년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사회경제적으로 보호를 필요로 하는 극빈층이어야 한다.

이런 기준에 따라 경찰서장이 범죄 후 합의 여부, 죄질, 범행 동기나 상습성, 반성 여부와 연령, 지능과 경제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발하게 된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회부된 피의자는 모두 184명으로, 이 가운데 181명(98.4%)이 감경처분을 받았다.

형사입건 대상인 116명 중 114명은 즉결심판 대상으로 감경됐고, 즉결심판 대상인 68명 중 67명은 훈방조치 됐다. 일부경찰서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됐던 2015년에도 42명 중 28명, 2016년에는 47명 중 45명이 감경받았다.

전북 지역에서는 지난 2015년 전주 완산경찰서에서 처음 시범 시행된 이후 올해 15개 경찰서로 확대됐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법 집행을 위해 경미범죄심사위원회 제도를 잘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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