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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 복이와요
웃으면 복이와요
  • 김재호
  • 승인 2017.12.20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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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 거울보고 억지로 웃다보면 나도 모르게 진짜 웃게 돼
▲ 수석논설위원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뒤돌아 보게 된다. 행복했던 기억이 있겠지만, 언짢았던 일들이 먼저 떠오른다. 우리 뇌가 상처는 잘 잊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찡그린 채 연말연시를 보낼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건강에 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해하라, 배려하라는 선견지명이 있는 것이다.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살려면 웃으라고 한다. 소위 행복하면 웃는 일이 잦겠지만, 살다가 언짢은 일이 있더라도 한바탕 웃으면 기분 전환이 되고, 나도 모르게 평상심을 회복하게 된다고 한다. 웃음 전도사들은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고 억지 웃음을 해보라고 권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막 일어나 거울 앞에 섰는데 무슨 웃음이 나오겠는가. 그렇지만 거울을 보고 미친 척 웃다보면, 나도 모르게 진짜 웃는다. 마음이 홀가분해 지고, 기분전환이 된다. 억지 웃음이지만 긴장된 마음과 신체를 스르르 풀어준다. 증오와 실망과 좌절을 순간이나마 녹여 준다.

아쉽게도 우리 사회에는 웃음이 실종된 곳이 많다. 적어도 우리 사회 구성원 30% 가량만 웃고 있는 것 같다. 불평등, 불균형 등 이익에서 소외된 탓이 가장 큰 것 같다. 인간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것 중 하나가 불평등, 편향 등 치우침에서 온다.

일주일 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74세 성인 2000명을 상대로 은퇴와 노후생활 준비 등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노후에 필요한 최소생활비를 갖췄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27%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노후 최소생활비가 월평균 177만원, 적정생활비가 월평균 251만원은 필요하다고 대답했는데, 월 177만원 수입이 어렵다는 사람이 수두룩 했다. 그래서 응답자 50.5%는 75세 이상까지 돈을 벌겠다고 했다. 건강을 위한 노동, 취미생활을 위한 노동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지난 17일 통계청이 내놓은 ‘한국의 사회동향 2017’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생활비를 직접 벌어 해결하는 노인이 2008년 46.6%에서 2016년 52.6%로 10년만에 8%p 증가한 것이다. 노인의 ‘괜찮은’ 일자리는 어떤가. 막상 법이 정한 60세 정년을 하면 갈 곳 잃은 나그네 신세 되기 십상이다. 청년층만 취업난인 세상이 아니다. 노인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 노인 일자리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2000년 339만5000명(7.2%)으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는데, 지난 8월 현재 725만7288명(14.02%)이다. 내년에 고령사회 인구가 되는 738만1000명(14.3%)을 돌파할 전망이니, 자연히 경비나 청소직 등 일자리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건강도 큰 장애물이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들은 평균 82.4세까지 살 수 있다는 통계청 예측이 있다. 그러나 100세 시대 성찬은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당장 병원에 가보자. 노인 환자가 가득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80대 노인이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몸이 아픈 채 살아가는 ‘유병기간’이 17.4년이다. 유병기간은 2012년 15.1년이었다. 전체 의료비 중 65세 이상 노인 의료비 비중이 39%를 넘어섰고, 노인 요양병원은 2016년 3136개, 병상수 25만5021개에 달한다.

요양병원이 처음 등장했을 때 우리 사회에는 거부감이 컸다. 자식들이 병든 부모님 수발을 직접 하지 않고 요양병원에 ‘방치’하는 ‘불효’ 분위기가 강했다.

하지만 요양병원 수가 약1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고, 병상수가 5년 만에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이 증명하듯, 우리 사회는 요양병원 전성시대가 됐다. 늙은 부모는 힘이 없어 말이 없고, ‘나도 늙어 요양병원 가겠다’는 자식들이 많다.

어쨌든 막판까지 웃으며 살려면 건강해야 한다. 가난보다도 건강이 더욱 치명적이다. 건강 잃으면 돈도, 명예도 부질없다. 나의 은퇴 후 수입은 177만 원이 될까. 75세까지 일해야 할까. 힘들다고? 그래도 한바탕 웃자.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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