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05-21 10:24 (월)
[표절 의혹 휩싸인 전북연구원 정책보고서] 과거 특별감사 대상 올랐지만 '무사통과'
[표절 의혹 휩싸인 전북연구원 정책보고서] 과거 특별감사 대상 올랐지만 '무사통과'
  • 김세희
  • 승인 2018.01.10 23:0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주 등 출처 표시 않고 그대로 베껴쓴 문장 많아 / "연구기관 도덕성·기본원칙 배반한 것, 반성해야"
 

전북연구원이 지난 2010년 발간한 ‘전라북도 야간 관광 활성화 방안’ 보고서의 표절의혹에 대한 검증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연구원이 지난 2008년 발간한 ‘제주지역의 야간관광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나온 주요 정책부분을 그대로 베껴 쓴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전북연구원은 “논문의 표절여부를 검증하는 ‘카피킬러캠퍼스 유사도 검사’ 결과 5% 정도의 유사율만 보였다”는 무성의한 해명만 내놨다.

또 해당보고서는 지난 2014년 전북연구원의 특별감사 대상에도 올라갔으나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감사 결과가 나왔다. 표절 의혹과 관련 전북연구원의 해명에 대한 의문점을 진단해봤다.

△연구원의 표절검증 신뢰할 수 있는가?=전북연구원은 9일 전북도청 기자실을 찾아 ‘카피킬러캠퍼스 유사도 검사’결과를 공개하면서, “(제주연구원 보고서와)비교해 본 결과 유사율은 5%로 경미했다”며 “ ‘전라북도 야간 관광 활성화 방안’ 보고서는 표절로 간주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다른 자치단체와 차별화를 드러내야 할 부분인 서론과 관광사업 추진방향, 프로그램 개발, 정책제안 등에서는 40%~60%대의 유사율을 보였다. 눈으로 확인해도 해당 사안에 대한 문장을 그대로 베껴 쓴 사실을 확인됐다.

심지어 다른 자치단체의 정책을 그대로 베껴 썼는데도 각주 등 출처표시도 하지 않았다.

△ ‘표절규정’ 있지만…전북연구원은 ‘무시’=연구성과에 대한 표절을 판정할 기준은 학문분야별로 마련돼 있다. 지난 2014년 한국연구재단이 잇달아 발간한 ‘인문사회 분야 연구윤리 매뉴얼’과 ‘이공계 연구윤리 및 출판윤리 매뉴얼’에는 학교별, 학회별, 연구회 별로 표절규정이 제시돼 있다.

연구윤리매뉴얼에서는 “표절이란 타인의 아이디어, 연구 내용 혹은 결과 등을 정당한 승인 또는 적절한 인용 없이 도용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특히 보고서에 제시된 ‘서울대학교 연구윤리 지침(2010년)’은 눈여겨볼만 하다. 이 지침에는 “타인 논문에서 2개 이상의 문장을 인용표시 없이 그대로 사용한 경우에는 표절에 해당된다”고 구체적인 기준을 적시하고 있다.

특히 “단어의 첨삭, 동의어 대체 등의 변형을 통해 자신의 연구성과처럼 사용하는 행위” 역시 표절로 간주한다. 이런 경향은 연구자들과 학계전반에서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전북연구원 관계자는 “연구원의 보고서는 학계의 논문과 같이 엄정한 잣대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민의 세금을 투입해 정책을 세우기 위해 실시한 ‘정책연구보고서’에 대한 표절의혹을 가볍게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곽경상 순천대학교 강사(연세대학교 사학과 박사과정)는 “연구라는 것은 독창성을 전제로 깔고 시작하는 것인데 남의 연구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것은 학문적 도둑질”이라며 “연구원이라는 기관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학문적 도덕성 내지 기본 원칙자체를 배반한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책보고서는 현재의 문제나 사안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만들고자 쓰이는 것인데 결국 과거에 분석됐던 보고서를 기반으로 재활용한다면 아무런 발전없이 정체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감사에도 넘어간 보고서=문제의 해당 보고서는 지난 2014년 12월 실시된 특별감사 대상에도 올라갔다.

당시 표절 등 연구윤리검증을 통해 6명 내지 7명의 연구자가 해직되는 등 연구원을 떠났지만, 해당 보고서는 별 다른 지적없이 넘어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보고서의 표절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는 등 전북연구원의 연구윤리 검증의 허술함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JB수호자 2018-01-10 03:18:43
특별감사에서 별 다른 지적이 없었다면 당시 연구윤리검증자가 부실한 검증을 했거나, 의도적으로 구제를 해줬다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그렇다면 정말 엄청난 사건이네요. 연구윤리검증자에 대한 심도있는 조사가 진행되지 않으면, 이번 표절논란은 해결되기 정말 어렵겠습니다. 연구윤리검증자에 대한 전라북도의 검사, 감독이 필요하겠습니다.